미모의 러시아 체스 챔피언, 라이벌 선수 자리에...소름

입력 2024.08.09 07:39수정 2024.08.09 09:35
미모의 러시아 체스 챔피언, 라이벌 선수 자리에...소름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러시아 지역 체스 챔피언이 어린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에 있는 선수를 독살하려다 실패하면서 체스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러시아 북캅카스 연방관구에서 체스 챔피언에 오른 아미나 아바카로바(43)은 지난 2일 러시아 남부 마하치칼라의 체스 경기장에 몰래 들어갔다.

본부석 책상 위에 올려진 명단을 통해 라이벌 선수의 자리를 확인한 아바카로바는 해당 자리에 수은을 붓고 체스 기물을 집어 책상과 체스판 주위에 펴바르듯 문질렀다.

연신 주위를 살피며 수은을 묻히는 이 수상한 행동은 경기장 내 폐쇄회로(CC)TV고스란히 찍혔다.

아바카로바가 해치려 한 선수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인 우마이가나트 오스마노바다.

오스마노바는 경기가 시작된 직후 메스꺼움을 동반한 심각한 현기증을 호소했고 즉각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오스마노바는 다행히 몇 시간 후 경기장으로 돌아와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나의 자리와 기물 색상까지 확인한 치밀한 독살 시도에 모두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말콤 페인 영국 체스연맹 회장의 말을 통해 "체스 역사상 상대방에게 독성 물질을 사용한 첫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라이벌에 대한 깊은 의심과 복수심이 범행 동기라고 보도했다.


아바카로바는 "오스마노바가 자신의 경기를 비밀리에 녹화했고 전술을 훔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 트카초프 러시아 체스연맹 회장은 "만약 유죄로 판명된다면 아바카로바의 출전자격을 평생 박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전세계 누리꾼들은 푸틴 대통령이 독살 시도를 자주 했다는 사실에 빗대어 '정말 러시아답다' '그녀(아바카로바)는 이제 푸틴의 개인 비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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