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년 전의 모습을..." 애플 광고에 분노한 태국

입력 2024.08.04 08:31수정 2024.08.04 10:05
"30~50년 전의 모습을..." 애플 광고에 분노한 태국
지난달 18일 공개된 애플의 광고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중 일부. 사진 유튜브

"30~50년 전의 모습을..." 애플 광고에 분노한 태국
지난달 18일 공개된 애플의 광고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중 일부. 사진 유튜브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새 광고영상에서 태국을 후진국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자 결국 영상을 삭제한 뒤 사과했다.

3일(현지시간) CNN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애플은 성명을 통해 “태국의 문화와 낙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지만 광고가 태국의 오늘날 활기찬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국 방콕과 라용 지역에서 촬영한 이 영상을 현지 업체와 협력해 제작했다"라며 “악의는 없었으며 영상은 더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지난달 18일 애플 광고 영상 ‘언더독스’ 시리즈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편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했다.

이 영상은 회사 업무차 갑자기 태국으로 출장을 떠난 직원들의 험난한 여행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닥친 인물들이 애플 기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몇몇 장면이 태국인의 반발을 샀다.

약 10분짜리 영상에는 열악하고 낙후된 공항, 좁고 지저분한 호텔, 낡고 비좁은 버스,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태국인 등이 등장한다.

현지 누리꾼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안 좋은 버스와 세피아 색감 등을 사용해 30~50년 전의 태국을 보여줬다"라며 "의도적으로 태국을 제3세계 저개발국의 모습처럼 정형화했다"고 지적했다.

틱톡 팔로워 290만명을 보유한 태국 영어 강사 데이비드 윌리엄도 자신의 SNS를 통해 “태국을 끔찍하게 보이게 한 이 영상은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촬영한 애플 광고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애플이 이렇게 계속 태국을 무시한다면 나는 즉시 달려가 삼성 폴더블폰을 사겠다”고 비판했다.


거센 반발 여론이 일자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하원 관광위원회는 이번 논란에 대해 애플과 정부 기관을 불러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뜨라 시빤 관광위원회 대변인은 “태국인들이 이 광고에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며 “태국인들이 애플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브랜드로 교체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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