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고법 형사12-3부는 강간과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6)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4년 적은 형을 선고받았다. 피의자의 억대 공탁금과 피해자와의 합의가 선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 관계인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머리를 밀고 수시로 폭행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계속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원심까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은 일부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인정하면서 뉘우치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은 연인인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을 확인하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상당한 금액을 공탁하고 합의해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의 부모도 계도를 약속하고 선처를 호소하는 등을 종합해 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와 피해자인 여자친구 B씨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7월 7~11일 구리시 갈매동 한 오피스텔에서 B씨를 감금한 뒤 수차례 강간하고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B씨의 얼굴에 소변을 보고, 몸을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B씨의 머리카락을 전부 바리캉으로 밀고는 “도망가면 영상을 유포하겠다”, “어떻게든 너를 찾아서 얼굴에 염산을 뿌리겠다”는 협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A씨가 잠든 사이 부모에게 몰래 “살려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