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새우잡이 배에 무슨 일이…"살해에 유기까지"

입력 2024.07.24 15:41수정 2024.07.24 15:53
밥 굶기고 옷 벗긴 채 바닷물 쏴…방치된 피해자 사망
시신은 바다에 유기·증거 인멸…선장 등 5명 구속 기소
신안 새우잡이 배에 무슨 일이…"살해에 유기까지"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남 신안군 해상 새우잡이 배에서 동료 선원을 구타하고 옷을 벗긴 채 바닷물을 쏴 숨지게 한 뒤, 바다에 시신을 유기한 선원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이경석)는 동료 선원 살인·시체유기 사건과 관련된 40~50대 선원 3명을 살인방조, 상습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살인·시체유기 혐의로 선장 A씨(45), 살인방조, 시체 유기 등의 혐의로 선원 B씨(48)를 지난달 5일 각각 구속 기소한 바 있다.

A씨 등은 지난 4월 30일 전남 신안군 해상의 새우잡이 배에서 동료 선원인 C씨(50)를 무차별 폭행하고 가혹행위로 살해한 뒤 다음날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C씨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이유로 각종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이들은 각종 둔기로 피해자를 구타하고 야외 취침을 시켰다. 식사도 하지 못한 피해자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피해자 사망 당일인 30일에는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선박 청소용 호스로 차가운 바닷물을 쐈다.

C씨는 급격한 저체온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C씨가 숨지자 시신에 어구를 묶는 방식으로 바다에 가라앉게 했다. 휴대전화도 같이 빠뜨려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C씨 지인의 실종 신고를 받고 선원 승하선 명부를 확보해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날 구속 기소된 선원 3명은 단순 폭행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지만 검찰은 살인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사망 당일의 CCTV 영상 약 9700개를 복원 후 전부 분석하는 등 보완수사를 진행했다"며 "여러 차례에 걸친 가해자들의 구타, 가혹 행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유족에 대한 지원에도 소홀함 없이 노력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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