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중국 온라인 쇼핑몰 '쉬인'에서 판매하는 여성 속옷 1건에서 기준치 2.9배를 넘은 유해물질이 나왔다.
서울시는 17일 알리 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에서 파는 식품 용기, 화장품, 속옷, 위생용품 등 300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20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쉬인이 판매하는 여성 팬티(1개)에서는 발암물질 '아릴아민'이 국내 기준치(30mg/kg) 대비 2.9배 넘게 검출됐다. 전체 양은 87.9mg/kg다.
아릴아민은 의류 염색에 사용되는 화학 염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인체 발암물질(그룹 1)로 분류한다.
특히 아릴아민 화합물은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릴아민이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속옷에서 검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서울시 측은 설명했다.
화장품은 총 14건이 국내 기준을 초과하거나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립스틱의 경우 알리와 쉬인에서 판매된 제품 2건에서 황색 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블러셔는 알리 판매 제품 2건에서 황색 포도상구균과 호기성 생균이 나왔다.
병원성 세균인 황색 포도상구균은 국내 화장품 안전관리 기준에는 불검출되어야 하는 항목이다. 피부에 감염되면 발진,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피부 감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호기성 생균 수가 높으면 화장품의 성분을 분해하거나 변질시킬 수 있어 제품의 효과가 떨어지고 사용 기한이 단축될 수 있다.
중국 쇼핑몰 제품은 성분만 문제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립스틱 2건·블러셔 2건·파운데이션 3건은 표기량에 비해 제품 용량이 최소 7%에서 최대 23%까지 부족했다.
또 알리와 쉬인이 파는 네일 제품 4건에서 국내 기준치(10㎍/g)의 최대 97.4배가 넘는 '니켈'(974.2㎍/g)과 국내 기준치(100㎍/g)를 1.6배 초과한 디옥산(167.8㎍/g)이 나왔다.
니켈은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금속 물질이다. 피부와 접촉하는 경우 부종이나 발진, 가려움증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고,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 피부염이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화장품 재료를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인 '디옥산'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그룹 2B)이다. 노출 시 호흡기나 안구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된 법랑그릇 5건에서는 국내 기준치(0.07mg/L)의 최대 97.4배를 초과한 ‘카드뮴'과 국내 기준치(0.8mg/L)의 최대 7배를 초과한 ‘납’ 이 검출됐다.
카드뮴은 장기간 노출 시 골연화증, 신장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폐암을 유발한다. 납은 안전기준 이상 노출 시 어린이 지능·인지기능 발달 지연과 임산부의 조산 위험을 증가시킨다.
해외 직구 제품은 정식 수입되는 제품과 달리 별도의 안전 인증을 거치지 않고 국내에 들어와 소비자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시는 이번 검사에서 문제가 된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과 해외 온라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 화장품과 식품 용기에서 발암물질과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만큼 제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성 검사를 통해 시민 등 소비자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