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12시간·야간 월OOO만원...간병인 구인 공고 논란

입력 2024.07.18 05:00수정 2024.07.22 09:22
하루 12시간 야간 간병인 구하는 구인글 월급은 '120만원' 최저시급에도 못 미쳐
주 6일·12시간·야간 월OOO만원...간병인 구인 공고 논란
중고거래 사이트에 간병인을 구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과중한 업무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을 조건으로 내건 이른바 '노예 구인' 공고글이 등장해 화제다.

17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간병인 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평범한 구인 공고와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문제는 주 6일 12시간 야간 근무에 월급이 120만원밖에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해당 공고엔 '거동이 조금 불편하신 어르신 밤에 씻고 주무시는 거 도와드리고 같이 주무시다 밤에 화장실 가시느라 깨시면 도와드리고, 아침에 간단히 식사 챙겨드리고, 옷 입혀 드리고, 데이케어 모셔다 드리고 퇴근하는 일정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한 문장으로 열거돼 있지만 간병인이 해야 할 일은 무수했다.

12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은 어르신을 씻기고, 잠자리에 눕혀 취침을 돕고, 밤 중에 화장실에 동행하고, 아침 식사를 차리고, 식사를 돕고, 외출 준비하고, 요양기관에 동행하는 것 등이다.

특히 주간 근무가 아닌 야간 근무인데다,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주 6일근무임에도 월급은 120만원이라고 명시돼 있어 최저시급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월~토요일 주6일에 하루 12시간 근무, 한 달을 4주로 잡으면 한 달간 일하는 시간은 총 288시간이다. 최저시급 9860원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주휴수당 등을 제한 최소 월급은 283만9680원이다. 중고거래에 올라온 월급은 이보다 약 160만원 적게 제공된다.

해당 공고를 본 누리꾼들은 "야간 간병인은 400~500만원이 시작인데 너무하다", "최저시급 모르냐", "노예 구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식 구직 사이트가 아닌 곳에서 공고를 올릴 수 있게 허용된 게 문제라는 반응도 있다.
최저시급 준수와 구인 공고 방침 등이 마련돼 있는 구직 사이트와 달리 중고거래 사이트는 입력할 수 있는 양식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월급 180만원에 밤새 일하는 아이 돌보미, 시급 1만원에 5인 가정 식사 1시간 안에 장보고 요리하기 등 적은 비용으로 무리한 일을 시키려는 고용글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중고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해당 구인글은 시급 가이드라인를 준수하지 않아 현재 노출 되지 않도록 한 상태"라며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구인공고 게시글은 모니터링 후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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