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성폭력 피해의 충격으로 피해자의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결국은 사망했지만, 증거 분석을 통해 피고인을 구속 기소하고 추가 범행까지 밝혀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준 사건이 검찰의 우수 수사사례로 꼽혔다.
대검찰청은 대전지검 논산지청(부장검사 전수진) 등 총 5건을 6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11월 지역 선배의 딸인 피해자 B 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해 B 씨의 인지 능력을 만 4세 수준까지 저하시키고, 이후 B 씨가 사망하자 B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B 씨가 구체적 피해를 진술하지 못한 채 사망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휴대전화 포렌식과 B 씨가 작성한 다이어리·의무기록·상담일지 분석 등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A 씨가 자신을 '삼촌'이라 부르며 따르던 B 씨에게 이른바 '그루밍 수법'으로 성폭력을 저질렀고, 그 충격으로 B 씨의 인지능력이 저하된 사실을 밝혀내 송치 죄명인 강간죄 대신 강간치상죄 등을 적용했다.
여기에 A 씨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 씨와 B 씨의 아버지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범행을 추가로 밝혀내 피해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등으로 추가 입건해 기소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협력해 B 씨 부모에 대한 심리치료 등 보호·지원도 실시했다.
또 인천의 한 교회 합창단장과 단원들이 여고생을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보완 수사해, 이들이 장기간 학대로 위독해진 피해자를 사망할 때까지 학대·유기한 범행 전모를 규명한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희선)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하는 일명 'KTX'계로 17명으로부터 약 6억 8000만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사건을 보완 수사해, 전국에 지점을 두고 돌려막기식 계운영으로 총 282억 원을 투자받은 조직적 다단계 사기 범행의 전모를 규명한 대전지검 홍성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정원석)도 우수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자인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해 특수협박 등으로 송치된 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합의를 강요당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보복 협박을 당하고 있음을 밝혀내 피고인을 구속 기소하고 피해자에 대한 생계비 지원을 의뢰한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희정)도 우수사례에 포함됐다.
과거 근무하던 대부중개업체 고객 7명에게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7억 8000만 원을 뜯어낸 사건을 보완 수사해 11명에 대한 4억 4000만 원 상당의 사기 범행을 추가로 밝혀낸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박상수)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