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중학교 동창들과 간 여행 숙소에서 이성 친구를 폭행해 식물인간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구했다.
17일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0)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 심리로 열렸다.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첫 공판에서 A 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이날 재판은 바로 결심까지 진행됐다.
이날 검사는 "피고인의 항소 기각과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 씨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우선이다. 피고인 사실관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피고인 아버지도 피해 회복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와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으로 식물인간에 이르는 중한 결과는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 역시 재판부를 향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수치스럽고 다친 친구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죄를 생각하면서 반성하고 살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9월 11일에 열린다.
A 씨는 지난 2023년 2월6일 부산의 한 숙소에서 친구 B 씨(20·여)를 폭행해 전신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B 씨는 함께 여행을 간 동성 친구와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이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B 씨의 머리를 2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에게 폭행당한 B 씨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탁자에 경추를 부딪혀 크게 다쳤다. 현재 B 씨는 외상성 내출혈 진단을 받고 전신마비 식물인간이 된 상태다.
조사결과 A 씨는 과거 비슷한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이후 B 씨의 어머니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했고,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A 씨에 대한 구형량을 징역 5년에서 8년으로 상향, 엄벌에 처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한 피해자는 인공호흡기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태로 앞으로도 의학적 조치를 계속 받아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부모가 큰 고통을 받고 있고 추후 상당한 의료비와 간병비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중상해 사건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며 징역 6년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