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중 뇌사 판정받은 태국인, 5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입력 2024.07.10 14:48수정 2024.07.10 15:49
한국 여행 중 뇌사 판정받은 태국인, 5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인 5명에게 장기기증한 태국인 푸리마 렁통쿰쿨 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 여행 중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태국인이 한국인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인들에게 장기기증 한 태국인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푸리마 렁통쿰쿨 씨(35)는 지난 5일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태국 방콕에 살던 렁통쿰쿨 씨는 친구와 함께 한국을 여행하던 중 지난달 27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렁통쿰쿨 씨의 가족들은 그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날아왔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뇌사에 빠진 렁통쿰쿨 씨를 보고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렁통쿰쿨 씨가 뇌사로 떠나게 된 것은 다른 생명을 살려 기적을 베풀고 가길 원하며, 그녀가 자신들에게 준 마지막 소원이라 믿었다. 또 환생을 믿는 태국에서는 세상을 떠나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은 가장 큰 선행이라 생각해 그녀의 가족들은 기증을 결심했다.

방콕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렁통쿰쿨 씨는 늘 밝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힘을 주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머니 "너는 우리 삶에서 늘 최고였어" 마지막 인사

방콕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렁통쿰쿨 씨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늘 열심히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렁통쿰쿨 씨의 어머니는 "너는 우리 삶에서 늘 최고였어. 이제 편히 쉴 시간이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우리는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널 생각하고 사랑할게"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해외 국적 뇌사자장기기증자는 2019년 7명, 2020년 8명, 2021년 7명, 2022년 7명, 2023년 7명, 올해는 렁통쿰쿨 씨를 포함해 총 4명으로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의 약 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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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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