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본명은 파투 삼바(29). 한국에서는 팬들이 부르는 '김파투'라는 별칭이 있다. 지난 2020년 그룹 블랙스완으로 데뷔해 아프리카계 흑인 최초로 K팝 아이돌이 됐다. 지난 1995년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태어났고, 이후 벨기에로 이민을 떠났기에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에 능통하다. K팝 아이돌의 꿈을 꾸고 한국에 온 건 지난 2018년. 한국어를 배우면서 아이돌의 꿈을 꾸고 2년 만에 데뷔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파투가 K팝의 꿈을 키우게 된 건 어린 시절, 벨기에의 친구가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면서부터였다. 이후 K팝에 빠져들게 된 파투는 본격적으로 음악을 공부했고, 혼자 가사를 쓰면서 K팝 아이돌의 꿈을 키웠다. 한국에 와서는 모델 활동을 했을 만큼, 남다른 비율을 자랑하는 파투는 블랙스완에서 랩과 안무를 완벽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파투는 남다른 소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에 와서 소주와 삼겹살을 먹으면서 '한국인 입맛'이 다 됐다는 파투는 K팝에 빠져 한국에 오게 된 과정, 그리고 K팝 아이돌이라는 어려운 목표를 이루게 된 과정 모두를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로 기억했다.
파투를 만나 '소주'에 대한 애정부터 '아프리카계 흑인 최초' K팝 아이돌이 된 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물 건너온 아이돌】 파투 편①에 이어>
-K팝 그룹 중에서는 아프리카계가 데뷔한 게 최초였는데, '과연 내가 통할까'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나요.
▶약간 그런 타이틀. 아프리카계 아이돌 타이틀이 처음에는 좀 무거웠어요. 고민도 많았어요. 왜냐하면 잘해야 하니까, 내가 첫 번째니까. 근데 저는 제가 사랑하는 것만 잘하면 되잖아요? 그래서 걱정이 이제 없어요. 저는 음악을 위해 사는 사람이니까 그것만 계속 생각하면서 해도 돼요. 이제 그런 걱정 없어요.
-벨기에에 있을 때도 원래 음악 공부를 했었나요.
▶벨기에 있을 때도 춤도 추고 가사도 쓰고 했어요.
-가사는 어떤 걸 쓴 건가요.
▶오 마이 갓. 안 돼. 그게 생각하면 진짜 '오 마이 갓'이에요. 완전 아기 가사였어요. 근데 그때부터 시작 안 했으면 지금은 이런 사람 안 됐을 것 같아요.
-소주를 엄청 좋아하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이 질문 나올 줄 알았어요.(웃음) 근데 맞는 말이니까요. 이제 어디 가도 소주 빨간 뚜껑으로 얘기해요. 뭐 근데, 뭐 그래요!(웃음)
-소주는 언제부터 매력을 느꼈던 건가요.
▶벨기에 친구랑 성인 됐을 때 사서 마셨어요. 그때는 자몽 소주였어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때 한 병 먹다가 그다음 날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이제는 많이 컸어요. 벨기에에서는 처음이었어요. 이거 우리 엄마 읽으면 혼날 것 같은데.(웃음)
-주량은 어느 정도 되는 거예요.
▶이제 소주 빨간 뚜껑으로 한 3병 정도? 4병부터는 어휴.(웃음)
-소주랑 가장 잘 맞았던 음식은 뭐였어요.
▶육포, 육포는 항상 있어야 해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아직도 가장 안 맞는 음식이 있나요.
▶좋아하는 음식이 엄청 많은데 저랑 잘 맞는 음식은 처음 왔을 때는 삼겹살이었어요. 제일 안 맞는 음식은 초밥이랑 회였어요. 처음에 못 먹었는데 이제 완전 좋아요.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한국어 등 4개 국어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을 할 때 헷갈리지 않나요.
▶진짜 가끔 영어도 나오고, 멤버들한테 프랑스어도 해요. 지금도 계속 생각하면서 얘기해야 돼요. 아니면 영어로도 나올 수 있고 프랑스어로도 나올 수도 있고 네덜란드어로도 나올 수 있어요. 그건 좀 가끔. 복잡해요, 제 머릿속에는.
-아직 한국어가 아주 익숙하지는 않을 텐데 한국어 랩을 소화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아니요. 그 맛이 있어요. 한국 단어 그 언어. 그냥 맛이 있어요. 그것 때문에 좋아요. 저 영어 랩보다 한국어로 하면 더 재밌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숙소에서는 뭐 하면서 지내나요.
▶그냥 계속 누워 있어요. 누워 있고 계속 핸드폰하고, 아니면 혼술하고, 아니면 우리 엄마랑 영상 통화하고 하면서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 볼 때도 있는데 다 침대에서만 해요. 계속 누워 있어요. 진짜로. 침대에서 벗어나는 거 잘 못해요.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과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제일 행복했던 점은 우리 데뷔 무대 할 때였어요.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사랑했고 어렸을 때부터 계속 아이돌 되고 싶었고 이제 드디어 해냈으니까요. 그냥 신기했고 너무 행복했어요. 정신적으로는 조금 힘들어요. 근데 그건 인생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 사람은 다 힘들어요.(웃음)
-앞으로 블랙스완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블랙스완은 일단 색깔이 엄청 많아요. 그 색깔들을 이제 여러분들, 우리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우린 힙합도 할 수 있고 알앤비도 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장르들을 멋지고 완전 핫하게 보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