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봉사하던 50대 엄마, 마지막까지 4명 살리고 떠났다

입력 2024.06.27 13:51수정 2024.06.27 15:35
반찬 봉사하던 50대 엄마, 마지막까지 4명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노인과 장애인엑 봉사활동을 하던 50대 가정주부 박정희씨(56)가 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하며 나눔을 실천하던 50대 가정주부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집에서 쓰러져 뇌사상태.. 장기기증 '마지막 나눔'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5일 박정희 씨(56)는 동강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3일 새벽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박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앞서 박씨는 2019년 뇌경색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10월 뇌출혈이 발생해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2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박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늘 자기가 할 일을 먼저 찾아 나서는 부지런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 결혼한 박씨는 1남 1녀의 자녀를 낳고 가정주부로 남편과 자녀를 보살피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아내이자 어머니였다.

기독교인으로 성경 읽는 것을 좋아했던 박씨는 주말에는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어려운 사람 돕는 데 앞장섰다.

아들 "엄마가 가르쳐 준대로 좋은 일 하며 살게요" 작별인사

가족들은 생전에 생명 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박씨의 아들은 "엄마,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항상 사랑했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대해줘서 너무나 고마웠어요.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좋은 일 많이 하고, 잘 지낼게요. 하늘에서 건강히 잘 지내세요. 사랑해요. 엄마"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 나눔의 뜻을 함께해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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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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