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알려진 6·25 속 통도사·범어사 이야기…KBS 특집 '산사의 전우들' 방송

입력 2024.06.21 15:49수정 2024.06.21 15:48
이제야 알려진 6·25 속 통도사·범어사 이야기…KBS 특집 '산사의 전우들' 방송
KBS 1TV 『 산사의 전우들 』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KBS 1TV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50분 '6.25 특집' 다큐멘터리 '산사의 전우들'을 방영한다.

1950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일거에 대한민국 전체를 혼돈에 빠뜨렸다. 국군과 유엔군의 필사의 항전 속에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치료할 병원도, 유해 안치 시설도 마땅하지 않았다. 그러자 임시수도 부산 인근의 전통 고찰, 통도사와 범어사가 산문을 활짝 열었다. 통도사는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으로, 범어사는 전몰 국군 장병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전몰장병 유해안치소'로 산문을 개방했다.

국난을 외면하지 않고 산문을 열어 호국에 나섰던 두 산사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묻혀 있다 최근에서야 인정받게 되면서 통도사와 범어사는 사찰 가운데서 처음으로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통도사에는 산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낙서가 곳곳에 남아있다. 통도사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대광명전’에 남아있는 낙서와 그림들, 이 낙서들은 대체 언제, 누가 한 것일까.

2019년 용화전 미륵불상의 복장 유물 조사를 하면서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낙서의 비밀이 드러난다. 이 낙서들은 통도사가 6.25 전란 당시 31 육군병원의 야전병원으로 사용된 사실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빙자료이다.

부산 범어사에는 '육군 영현 안치소'가 마련됐다. 범어사 승려들은 밀려드는 시신을 직접 화장하고 안장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6.25가 끝나고 1956년 국군묘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범어사는 임시 국가현충원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취재진이 확보한 1953년 범어사를 촬영한 동영상에는 미군들이 대거 등장한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 이렇게 많은 미군들이 범어사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1951년 한국에 온 미8군 사령관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 그의 아들도 공군 조종사로 함께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선 폭격 작전 중에 실종되고 만다. 아들 수색 작전으로 더 많은 희생을 염려한 밴 플리트 장군은 수색 작전을 멈출 것을 건의한다.

밴 플리트 장군의 아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전쟁이 끝나자 밴플리트 장군은 부하 군인들을 데리고 아들을 비롯한 전몰 UN군의 위령제를 지내기 위해 범어사를 찾았다.
당시 위령제를 찾은 군인들의 모습을 AI로 복원한 영상은 이번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두 사찰의 잊힌 이야기가 역사의 한 장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산사의 전우들'은 이날 오전 KBS 1TV는 물론 오후 8시 40분 KBS Story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또한 26일 오전 10시 KBS LIFE 채널 및 오후 7시 40분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권 KBS 1TV에서 재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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