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남긴 10억 내놔"..망상에 빠져 친모 살해하려 한 20대 아들

입력 2024.06.21 09:49수정 2024.06.21 11:10
"아빠가 남긴 10억 내놔"..망상에 빠져 친모 살해하려 한 20대 아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어머니가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챘다는 망상에 빠져 어머니에게 둔기를 휘두른 2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도정원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27일 오전 2시30분께 대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둔기로 어머니 B씨(51)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A씨는 B씨에게 "아빠가 죽었을 때 받은 상속금 10억원을 내놓아라"고 말했다. 이에 B씨가 "너희 아빠는 안 죽었고 10억원을 받은 것도 없다"고 하자 A씨는 둔기로 B씨 머리를 3차례 내려쳤다.

당시 범행을 말리던 여동생 C씨(25) 역시 A씨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 부위를 다쳤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 대형마트에서 둔기를 미리 구입하고, 인터넷에서 '재산상속', '유산 상속 비율'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어머니가 사망한 아버지 재산을 모두 가로챘다는 망상에 빠진 상태에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A씨 아버지는 실제 사망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11월 B씨와 이혼한 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의 고의는 인정했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범죄일 뿐 아니라 반인륜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겼을 집에서 무방비로 범행을 당했으므로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생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B씨는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보이고 변론 종결 이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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