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새벽까지 잠을 자고 깨어 있는 '올빼미형' 생활습관이 정신건강에 특히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행동과학 제이미 자이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늦게까지 깨어있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올빼미형은 일찍 자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4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늦어도 새벽 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밤에 7~9시간 자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연구진은 영국의 성인 약 7만4000명이 선호하는 수면시간(크로노타입)과 실제 수면행동을 비교했다.
참가자들 가운데 1만9065명은 자신들을 ‘아침형 인간’, 6844명은 ‘올빼미형’, 나머지 4만7979명은 ‘중간형 인간’으로 밝혔다.
참가자들은 7일 동안 수면을 추적하기 위해 활동 모니터를 착용하도록 요청받았다. 그런 다음 선호하는 수면 시간을 실제 수면과 건강 기록을 통해 결정된 정신 건강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선호하는 수면 시간에 맞춰 늦게까지 깨어 있는 올빼미족은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 장애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빼미족은 아침형 인간이나 일반적인 저녁형 인간에 비해 정신 건강 문제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40% 더 높았다.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과 관련된 정신 건강 위험은 개인이 선호하는 수면 시간, 즉 크로노타입(chronotype)에 관계없이 발생했다.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은 것은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는 자정 이후 깨어 있으면 충동적이고 해로운 행동을 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자이처 교수는 "아침형 인간이 늦게 까지 깨어 있다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룰 수 있다"며 "이에 비해 올빼미형은 늦게 까지 깨어있을 때 ‘난 기분이 좋아, 새벽 3시에 내리는 이 결정은 훌륭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행성 올빼미형은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 수면패턴을 바꾸는 것이 좋지만, 선호하는 수면시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과대학 수면의학과 인디라 구루바가바툴라 교수는 "일부 뇌 기능이 수면 부족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뇌의 전두엽은 수면 부족에 매우 취약하다. 전두엽은 기분과 감정조절을 포함해 뇌에서 많은 기능을 담당한다. 그래서 자신을 억제하는 능력은 수면 부족이나 늦게까지 깨어 있는 조건에서 손상된다”며 “감정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둔화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안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