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을 배로 밀치고 넘어지게 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에게 폭행이 아닌 상해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형법상 폭행죄가 성립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및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지만, 상해죄가 적용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및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등 가중 처벌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는 상해 혐의를 받는 70대 박 모 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 2017년 9월19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동구 푸드코트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60대 여성 A 씨에게 욕설한 후 A 씨가 항의하자 배로 피해자를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욕설하며 덤벼든 A 씨와 얽히지 않기 위해 뒷짐을 지고 배만 내밀었을 뿐, 어떤 물리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으로 A 씨는 요추 간판의 외상성 파열 등 전치 4주의 피해를 보았다.
박씨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 재판부는 A 씨가 입은 부상과 박씨의 행위 간 인과 관계가 명확히 성립되기 어렵다고 간주, 상해 대신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시간이 지난 오후 5시29분쯤 A 씨가 병원에 가긴 했지만 두통과 어지럼증으로만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A 씨가 허리 부위 치료와 이에 따라 입원을 한 것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27일이 지난 10월 11일로 박 씨가 유발한 상해라고 보기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반면, 양측의 쌍방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선 박 씨의 행위가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다른 결론을 내렸다. 당시 A 씨는 박 씨의 폭행으로 옆에 있던 김치냉장고에 부딪혀 5분간 기절했는데, 외부적으로 어떤 상처가 발생하지 않아도 생리적 기능에 훼손을 입을 시 상해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A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두통 및 구토 등으로 정상적 거동을 하지 못했고 지속해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판부는 박 씨의 폭행 직후 넘어져 누운 피해자에게 주변 사람들이 물을 가져다주거나 깨우려고 한 점, 박 씨가 A 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7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은 것 등을 고려할 때 박 씨의 범행이 A 씨에게 신체적 훼손을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박 씨가 피해자를 도발 후 넘어지게 해 기절시키는 등 그 죄가 가볍지 않은 점, 박 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실질적 조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