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서 만난 70대-20대 男男커플, 성행위 탓에... 비극

입력 2024.06.14 07:20수정 2024.06.14 10:38
부산지법, 20대 남성에 징역 15년 선고
정신병원서 만난 70대-20대 男男커플, 성행위 탓에... 비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정신병원에서 만나 동거해 온 70대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3일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살인 및 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날 A씨는 동거하던 70대 남성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후 흉기로 시신을 수차례 찔러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2022년 4월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받던 중이었고, B씨는 알코올 의존 증후군으로 입원한 상태였다.

약 9개월 뒤 퇴원한 A씨는 B씨로부터 함께 살자는 제안을 받고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한 달 동안 B씨는 A씨에게 지속해서 성행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청소년에 대한 유사 강간 행위로 처벌받는 등 다수의 성범죄 전과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서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수차례 신고했다가 화해하기를 반복했다. 두 사람 모두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지급받으며 경제공동체로 생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살해에서 그치지 않고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사체를 반복해 흉기로 찌르는 등 분풀이하듯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그 죄책이 무겁다"면서 "여러 측면에서 중형으로 A씨를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는 유년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성장한 것으로 보이고 청소년기에 심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중증 지적장애 및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으며 '상세 불명의 조현병' 진단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50세가량 많은 B씨에게 먼저 '아빠'라고 부르며 정신적으로 의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으나, 동거 생활 시작 후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B씨가 주취 상태에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일이 반복되자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음과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적개심도 키워왔다"고 덧붙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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