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범이 일하는 곳으로 알려진 경북 청도 국밥집이 결국 철거됐다. 업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내걸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청도 국밥집 실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방금 지나가다 봤다"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 근무한 곳으로 알려진 국밥집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간판 아래에는 '사과문'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식당 측은 "정말 죄송합니다. 먼저 잘못된 직원 박○○ 군은 저희 조카가 맞다"고 운을 뗐다. 이어 "채용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허가 건물에서 영업한 부분도 죄송하게 생각하며 법적인 조치에 따르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앞서 해당 식당은 가해자 폭로 영상이 공개된 이후 2년여 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다녀간 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해당 건물이 위반건축물(불법 건축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청도군은 지난 3일 해당 식당에 대해 위반건축물에 대한 철거 명령 등 관련 법적 조처를 내렸다.
이에 식당 측은 "6월3일부로 가게 확장 이전을 위해 당분간 휴업한다"며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재인사드리겠다"고 안내한 뒤 영업을 중단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철거된 것이다.
누리꾼들은 "부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조세 당국이 세무조사 들어가야 한다", "새로 오픈하는 집 모니터링해야겠다", "가해자들 앞으로의 인생을 보는 것 같아 속이 후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이들은 피해자 여동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44명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에게 폭언하고, 가해자 부모들이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