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얼차려)'를 받다가 훈련병이 숨진 사건과 관련하여 누리꾼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대학교 에브리타임(에타)에는 '나라 꼴이 웃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100개 이상의 공감을 받았다. 해당 커뮤니티는 서울대 재학생 인증을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다. 서울대 재학생인 작성자 A씨는 "푸바오 (중국으로) 돌아갈 때는 엄청나게 울더니, 훈련병이 고문당해 죽으니까 '체력이 약해서 죽었다'는 소리나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태원 가서 죽은 사람들 가족은 보상해주면서, 나라 지키다 죽은 사람들 보상은 그거 반절도 안 된다"며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안전한 나라에 살면서 여자에게 너무 위험한 나라라고 그러고 아이는 안 낳으면서 국방의 의무는 출산으로 다 한다고 주장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건국대학교 에브리타임에도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군인 목숨값보다 중국으로 간 판다가 더 소중한 한국"이라며 "군인 100명이 아무리 많이 죽어도 울어주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푸바오 하나 집 갈 때는 동네방네 눈물 바람이던데, 이번 훈련병 사망 사건에는 아무 관심 없다"고 말했다.
A 씨가 언급한 푸바오는 용인 애버랜드에서 태어난 한국 최초 자연번식 자이언트 판다로, 지난달 번식을 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푸바오의 중국행에 관해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예 지난 27일에는 푸바오가 비공개 접객에 동원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분노한 팬들이 중국 대사관 일대에서 트럭 시위까지 일어난 바 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 내달 4일 해당 사안을 심의한 후 의결되면 직권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고인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 인제의 12사단 훈련소에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후 사망했다. 군기 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구보(달리기)는 물론 선착순 달리기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 조사를 마치고,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사건을 지난 28일 강원 경찰에 수사 아접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