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세웠더니 이젠..." 日 후지산 편의점 관광 민폐 계속

입력 2024.05.28 11:31수정 2024.05.28 16:18
"가림막 세웠더니 이젠..." 日 후지산 편의점 관광 민폐 계속
21일(현지시간)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에 세워진 가림막 틈 사이로 편의점이 보인다. 이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해졌지만 과도하게 관광객이 몰려 몸살을 앓았다. 2024.05.21/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가림막 세웠더니 이젠..." 日 후지산 편의점 관광 민폐 계속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의 한 편의점 앞에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2024.04.28/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과도한 관광객들을 통제하지 못해 가림막까지 세웠던 일본의 이른바 '후지산 편의점'이 계속해서 오버투어리즘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기어코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가림막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야마나시현(県) 후지가와구치코정(町)에 위치한 '로손 가와구치코역전' 지점 앞에 설치된 가림막에 1㎝ 크기의 구멍이 10개가량 뚫려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당초 가림막이 세워진 이유는 오버투어리즘 때문이다. 편의점 뒤편의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쓰레기 투기와 흡연 등 문제도 같이 따라왔다. 주민들의 민원도 쏟아졌다.

마을은 경비원을 배치하고 표지판을 걸어 애로사항을 해결하려 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지난 21일, 할 수 없이 가림막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가림막에까지 구멍을 뚫어 사진을 찍으려는 것이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미 뚫린 구멍에 스마트폰 렌즈를 갖다 대고 촬영하기도 했다.

가림막 관리 담당자는 "도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마을 도시 정비과에 따르면 구멍은 가림막이 설치된 이튿날부터 확인됐으며 날마다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 마을은 순찰을 계속하고, '방범 카메라 작동 중'이라는 전단을 막에 붙일 계획이다.

또 QR코드를 붙여 마을 내 다른 사진 명소를 소개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조처할 예정이다. 담당자는 "(구멍을 뚫는 짓은) 그만뒀으면 좋겠다. 예쁜 사진은 마을의 다른 장소에서도 찍을 수 있으니 발걸음을 옮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가림막 설치로 길 위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무단횡단 사례는 크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관광과장은 "경비원 한 명으로도 대응이 가능할 정도로 (민폐 행위가) 줄었다. 목적은 달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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