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5월 주말 안방이 설레는 로맨스로 채워졌다. 배우 정려원과 천우희가 각각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 연출 안판석)과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극본 주화미 / 연출 조현탁 / 이하 '히어로')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매주 주말 오후 9시 20분 방송 중인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하얀거탑'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안판석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정려원은 '졸업'에서 국어 강사 서혜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서혜진은 극 중 학원 '대치 체이스'의 스타 강사로, 과거 자신이 명문대로 진학시켰던 제자 이준호가 대치 체이스의 신임 강사가 되면서 점차 흔들리게 되는 인물이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강사가 되겠다는 이준호를 설득하려 했지만, 제자의 굳은 결심에 그의 꿈을 존중하게 되고 함께 '사제출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강의를 위한 비밀과외까지 하게 되는 과정에서 내면의 큰 변화를 겪는다.
'졸업'은 정려원이 중심이 되어 끌어가는 드라마다. 대치 체이스가 주요 배경으로, 학원가 부모들의 교육열, '입시'와 '강남 학군지'로 표현되는 욕망, 주변 학원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 신임 강사들의 등장으로 인한 내부 변화가 촘촘한 서사로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로 활약 중이다. 1~2화는 학원 강사로서의 서혜진의 서사가 펼쳐지며 그가 공교육을 책임지는 학교 선생들과 어떤 다른 가치관으로 학생들을 대하는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강사로서의 열정이 표현됐다.
3~4회부터는 서혜진 이준호의 로맨스가 본격화되면서 멜로 장르의 매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서혜진 이준호가 속한 현실은 대한민국 사회상을 꼬집는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졌지만, 그 가운데 두 사람의 멜로는 드라마틱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정려원은 극 초반 이상적인 강사로서의 캐릭터를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이준호로 인한 내면의 점진적인 변화가 더욱 잘 드러났고, 그 과정 또한 섬세하게 쌓이면서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냈다. 사제지간 로맨스라는 간극 또한 좁히는 정려원의 섬세한 연기력이 돋보인 덕분이다.
매주 주말 오후 10시 30분 방송 중인 '히어로'는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졸업'과는 전혀 다른 판타지 로맨스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인물들 모두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들이라는 점도 차별점이다. 불면증과 비만, 우울증, 휴대전화 중독을 겪고 있어 초능력을 못 쓰는 가족들에게 도다해(천우희 분)가 나타난다.
'히어로'는 천우희가 연기하는 도다해, 그리고 복귀주(장기용 분)의 쌍방 구원 서사로 설렘을 안기고 있다. 도다해는 극 초반 백일홍(김금순 분)으로 인해 복만흠(고두심 분)의 재산을 노리고 복귀주와 그의 가족을 속인 채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기꾼이었지만, 자신에게서 희망을 찾으려는 복귀주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지면서 진짜 정체를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천우희는 복귀주 가족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 도다해를 능청스럽게 연기하는가 하면, 복귀주와 결혼을 서두르며 로맨스 급물살을 타는 과정까지 '히어로'의 전개를 전면에서 이끌었다. 특히 과거 화재 사건과 관련한 트라우마부터 열일곱에 아버지마저 잃고 혼자가 된 아픔까지 표현하는 인물의 극적인 감정선을 풀어냈고, 점차 복귀주에게 진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호평을 끌어내며 4회에서 4.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정려원의 사제 로맨스와 천우희가 그린 초능력자와의 쌍방 구원 로맨스는 서사로서도, 그리고 캐릭터로도 색다르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새로운 매력이 느껴진다. 전개에서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탄 두 드라마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이어갈지, 두 배우가 종국에는 어떤 캐릭터를 완성하게 될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제작발표회 당시 "인생작"을 확신한 정려원과 멜로 장인 수식어를 바랐던 천우희에게 의미 있는 작품과 캐릭터가 될지도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