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우리 법은 이혼 청구의 경우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다. 즉 가정 파탄에 책임이 있는 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우리 법원은 협의 이혼 중 숙려기간에 저지른 불륜도 부정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상간남, 상간녀 소송에서 '가정이 파탄난 뒤 만났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23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엔 유책주의, 상간녀 소송과 관련된 내용이 등장했다.
두 아이를 둔 결혼 10년 차 주부 A 씨는 "남편과 1년 전부터 자주 다퉈왔지만 명절, 집안 대소사 등을 서로가 챙기는 등 가정생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 SNS에 수상한 여성이 보여 그녀의 SNS로 들어가 봤더니 남편과 호텔에서 파티하는 사진을 발견했다"며 "아직 아이들이 어려 이혼하고 싶지 않아 상간녀에게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상간녀는 '혼인 파탄 이후의 만남'이라고 주장했고 남편은 상간녀 소송에 화를 내면서 가출, 반년 넘게 생활비는커녕 양육비조차 주지 않고 있고 최근엔 이혼 소송까지 제기했다"며 방법을 물었다.
정두리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유책주의에 따라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하고 있다"며 A 씨 남편의 이혼 청구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간녀의 발뺌에 대해선 "상간녀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 남편과 부정행위를 했다는 점 △ 상간녀가 남편이 유부남인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 △ 부정행위로 인해 혼인이 파탄되고,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법원은 협의이혼 의사 확인 신청일 이후 숙려기간에 교제한 경우도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며 상간녀의 주장은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A 씨에게 "SNS를 통해 두 사람이 언제부터 만났는지 짐작할 수 있는 시기가 있겠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법원에 상간녀가 언제부터 남편을 만난 것인지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석명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상간녀 소송에 필요한 증거물을 수집할 때 잠금 처리가 되어 있는 휴대폰을 기술적인 조치를 통해 풀거나, 배우자 모르게 위치추적기나 도청기를 설치해 증거를 확보한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형사처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