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파산을 신청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20달러(2만7500원)에 새우 무한리필을 제공한 게 손실을 키우는 악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드랍스터는 19일 파산보호(챕터11·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10억~100억달러(약 1조3642억원~13조6428억원) 사이의 부채를 신고했다. CNBC는 유통업체인 퍼포먼스 푸드 그룹이 혼자서 2400만달러(약 327억4272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고인플레이션에 '무한리필' 수요 폭발…두 차례 가격 인상도 안 먹혔다
현재 레드랍스터는 연간 6400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에 551개, 캐나다에 2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손실이 큰 점포 폐쇄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영업을 이어가며 인수자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레드랍스터는 이번 파산보호 신청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객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데다 비용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이후 약 30% 감소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고객 유치를 위해 월요일 한정 이벤트였던 새우 무한리필을 상시로 확대한 게 최악의 실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우 무한리필에 따른 손실은 1100만달러(약 15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집계했다.
레드랍스터는 지난해 20달러에 새우를 무한정 제공했는데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회사에는 되레 악재가 됐다. 레드랍스터는 새우 무한리필 가격을 20달러에서 22달러로, 이후 25달러(3만4000원)로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다. 올해엔 다시 월요일에만 새우 무한리필을 이용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무모한 경영 판단과 전략 실패 탓"…독점 공급에 따른 비용 증가 지적도
레드 랍스터 조나단 티브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파산 신청한 이유에 대해 경제침체, 업계 내 경쟁 심화, 비용 상승 그리고 ‘무모한 경영 판단과 전략실패’를 꼽았다.
외식업계 리서치회사인 스티븐스의 짐 살레라 애널리스트는 "현재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객들은 가성비를 추구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한다"면서 "20달러면 소비자 1명이 회사 이윤 분기점을 넘어서는 양을 먹을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평가했다.
새우 공급업체를 레드랍스터의 최대 주주였던 해산물 통조림 회사 타이유니언에서 독점 공급받은 게 비용 증가로 이어졌단 지적도 나온다. 타이유니언의 지시에 따라 폴 케니 임시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된 뒤 레드랍스터가 다른 새우 공급업체 두 곳과 계약을 철회하고 타이유니언에서 새우를 독점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레드랍스터는 이 결정이 회사의 일반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부합하지 않았으며 비용이 증가했다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1968년 출범한 레드랍스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초 미국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 산하에 들어갔으나 1995년 다른 레스토랑 사업과 함께 분사했다. 2016년 타이유니언그룹이 레드랍스터 주식의 25%를 취득한 뒤 출자 비율을 49%까지 높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으나 올해 1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