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멍든 채 숨진 여고생, 무슨 일인지 알고보니..

입력 2024.05.21 11:40수정 2024.05.21 14:22
교회서 멍든 채 숨진 여고생, 무슨 일인지 알고보니..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교인 C 씨가 지난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18/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대전=뉴스1) 박소영 허진실 기자 = 최근 인천의 한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진 여고생이 '장기 미인정 결석'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숨진 A 양(17)은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3월 2일부터 미인정 결석한 뒤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미인정 결석'이란 합당한 사유가 아님에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전염병에 걸렸거나 가정에 경조사가 있어 결석할 땐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가출했거나 비인가 교육시설에서 공부(홈스쿨링 포함)하느라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미인정 결석이 된다. 장기 미인정 결석 기간은 학교장이 7일 안팎의 범위에서 정한다.

이와 관련 A 양 모친은 3월 초 딸이 다니던 학교를 찾아가 "아이가 부친을 잃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으니 집에서 돌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 측에선 유선으로 A 양 상태를 확인했으나, 시교육청엔 따로 보고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생활기록의 작성 및 관리에 대한 지침'상 장기 결석 학생의 경우 관할 교육감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교육부가 매년 4월 학교들에 공문을 보내면 학교 측에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장기 결석 학생 현황을 게시해야 한다. 그러나 A 양이 다녔던 B 고교는 인가 대안학교인 '각종 학교'에 해당해 이를 게시하지 않아도 됐다.

B 고교는 A 양이 머물렀던 교회 목사가 설립자인 종교 단체 소유다.

이런 가운데 대전교육청은 B 고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또 '각종학교'의 장기 결석 학생에 대한 사각지대 해소를 교육 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어제(20일) 해당 사안을 접하게 됐다"며 "해당 학교가 '각종학교'이다 보니 관리 사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B 고교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잘 모르고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A 양은 지난 15일 오후 8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만인 16일 오전 0시 20분쯤 숨졌다.

경찰이 신고받고 출동했을 당시 A 양은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고, 두 손목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양에 대한 부검 후 "사인은 폐색전증이고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해당 교회에서 A 양을 돌봐 줬다는 교인 C 씨(55·여)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C 씨는 "도망할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달 18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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