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여고추리반' 시즌3 연출을 맡은 임수정 PD가 시청자들의 추리 중 정답에 가까운 것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시즌3 연출을 맡은 임수정 PD는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여고추리반' 은 여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벌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출연자 박지윤, 장도연, 비비, 재재, 최예나가 풀어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예능으로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 유명 추리 예능을 만든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정종연 PD가 지난 2022년 4월 CJ ENM을 퇴사하면서 시즌3을 기점으로, 함께 연출을 맡았던 임수정 PD가 메인 PD로 새 시즌을 이끌어갔다.
'여고추리반 시즌3'는 송화여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실체를 파헤친다. 1화에서는 양궁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두 학생들 사이 갈등을 조명했던 '여고추리반'은 수면 아래 숨겨진 불법 도박 사이트이자 메타버스인 '문방구'를 발견하며 전환점을 맡는다. 총 8부작으로 앞으로 3화를 앞둔 상황에서 어떤 반전으로 결말을 맞이할 지 궁금증이 더해졌다.
<【N인터뷰】 ①에 이어 >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추리하는 내용을 보고 있나. 선생님 차수열의 이름이 수혈과 비슷해서 '피를 수혈한다'는 반전이 있다고 추리하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추리하는지는 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이름으로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끼칠 만한 장난은 지양하려고 한다. '차수열이기 때문에 수혈 아니야?' 그런 스토리는 배제해야 한다. 하지만 신빙성 있는 추론이라고 생각한다. 추리 글을 보고 정답에 가까운 글이 있었다. 이상한 그림으로 스토리를 짜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메타버스 '문방구' 도 '여고추리반3'에서 재밌는 포인트였는데.
▶최근에는 그 '문방구'를 누군가 해킹했다. 어쨌든 시청자들을 위해 공간을 오픈하고 '문방구' 내에서 퀴즈를 내는데 답을 해킹해서 뿌린다거나, 그런 사례가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 같이 그 시기에 몰입하고 달렸으면 좋겠는데. 범인은 잡지 못했다.
-'여고추리반3'에 나오는 보조출연자를 어떻게 섭외하나. 주로 연극 배우들인지.
▶비중이 없는 사람은 보조출연 업체에서 모시고 온다. 비중이 있는 사람들은 오디션을 따로 본다. 연극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배우를 선택하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찾아보기도 한다. 황미나 배우는 1화에 좀비처럼 걸어가는 신이 있어서 좀비 연기를 해본 예술대학교에 연락해서 교수님에게 오디션 리스트를 받아서 배우 오디션 봤던 기억이 난다. 비중이 있는 역할은 적극적으로 제작진이 찾아보려고 했다.
-시즌1, 2를 했고 시즌3을 하면서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를 보고 놀랐던 점이 있나.
▶예나 씨를 너무 예뻐한다. 처음에도 그랬는데 버스 토크에서 '예나 내가 낳을 걸'이라고 하면서 모두 예나 씨를 사랑스럽게 본다. 그게 점점 친해지면서 더 많이 보이는 모습이 있다. 예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듯한 느낌이 있다.
-'여고추리반' 멤버들이 교복을 입는 것을 어색해하더라.
▶교복 입고 버스를 타기 시작하면 친구처럼 대하는 게 웃겼다. 예나 씨는 지윤 씨에게 '지윤아'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시즌1을 지내고 나서 보니까 사석에서 봐도 '지윤아'라고 장난스럽게 한다. 워낙 다섯 분이 몰입을 잘 하시는 것 같다.
-'대탈출'과 '여고추리반'을 비교했을 때 차별점은.
▶한 시즌이 하나의 이야기로 풀리는 게 '여고추리반'의 차이점이다. '대탈출'은 한 에피소드로 두 회차가 나가는데 저희는 8개로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게 서사가 깊고 길다. ('여고추리반'은 )사실 초반 회차는 빌드업하고 '떡밥'을 뿌리고 등장인물 소개한다. 중후반부에 하나로 연결되고 짜임새 있게 보여주는 반면, '대탈출'은 단편적인 스토리로 오히려 방탈출 영역이랑 맞닿아있는 것 같다. 우리는 추리 영역이고 긴 호흡으로 가는 콘셉트로 다르다.
처음에는 '대탈출' 느낌의 어드벤처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 시즌1은 퀘스트도 많고 장치적인 요소도 많았는데 시즌2부터 그런 요소를 줄이고 스토리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런 결이 '여고추리반'에 맞는 방향이라는 결론이 났다.
-난이도 조절은 어떻게 신경 쓰고 있나.
▶문제에 힌트를 어느 정도 뿌려놓느냐 인 것 같은데 첫 회 녹화가 너무 빨리 끝나서 출연진들이 너무 잘해서 추리가 어려워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시즌1,2에 비해서 많이 복잡하다.
-시즌2에서 '사이버 폭력'(스마트폰을 이용해 허위 정보를 퍼트리는 행위), 이번에는 스포츠 도박을 다루면서 예능을 통해 사회 문제를 짚고 갔다. 다음에는 어떤 사회 문제를 짚어보고 싶은가.
▶범죄를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넘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현실성에 기반했다는 점, 심각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많다는 점,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인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다음 시즌에서는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청소년 범죄를 배웠다. 다음 시즌이 있다면 (이번 시즌에 배운 것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예나 오빠가 초청자로 출연했는데 마지막 회 깜짝 출연하는 게스트가 있나.
▶시즌1, 2에 '대탈출' 멤버들이 나와서 후반부에 '대탈출' 멤버를 기대할 수 있다. 저는 '대탈출'을 하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 세계관을 건드는 적임자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제외했다. 게스트 플레이어는 웃기려고 넣는다. 황미나 오빠로 나오셨던 예나 오빠님의 출연도 여러 가지 인물을 생각하기는 했는데 결론적으로 예나 오빠가 나오면 못 봤던 그림이지 않을까 해서 도전했다.
-이번 시즌 보고 임수정 PD의 팬도 생겼을 것 같은데 계속 추리 예능으로 파고들 것인가.
▶저는 이 장르가 너무 좋다. 여러 프로그램을 했지만 이렇게 디테일에 승부를 보는 게 성격에 맞는 것 같다. 집요하게 하는 게. '여고추리반' 시즌4가 있다면 하고 싶고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런 분야를 기획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여고추리반 시즌3'는 본인에게 어떤 예능인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밀고 당기는 기분이다, 시청자, 출연자와 밀고 당기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촬영, 기획 때도 방영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여고추리반'은 저에게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