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하이브와 하이브의 레이블이자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뉴진스를 대하는 태도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민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법정에는 양측의 법률대리인이 참석했다.
이날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관심은 뉴진스가 아닌 뉴진스가 벌어오는 돈에 있다며 "민 대표는 '내가 아니면 뉴진스가 데뷔를 못할 상황이었는데 안타까워 참을 수가 없었다, 엄마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뉴진스 멤버들을 아티스트로 대우하는 게 힘들다" 역겹지만 참고 뒷바라지하는 것이 끔찍하다" "뉴진스 멤버가 아니라 내 덕분에 성공한 것" 등이라며 뉴진스를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측근들에게 수시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뉴진스 데뷔를 억지로 늦췄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라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 대표가 먼저 뉴진스의 데뷔 순서는 상관하지 않겠으니 내 레이블의 첫 번째 팀으로 뉴진스를 가져가고 싶다고 요구하였고, 무속인의 코칭을 받아 방시혁 걸그룹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뉴진스의 데뷔시기를 정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프로모션 방식은 표절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아류, 카피 같은 자극적인 말로 아일릿을 깎아내리다가 슬쩍 발을 뺐다"라고 했다.
더불어 뉴진스의 부모들이 민 대표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언급하며 "그동안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 및 부모님들과 채무자 임원진을 이간질하고, 일체의 접촉을 차단했다"라며 "민 대표는 어도어 및 뉴진스의 이미지보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이 우선이기에, 부모님을 분쟁의 도구로 사용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이브는 또 민 대표는 편향 및 왜곡된 성인지 감수성을 가져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기 부적합하다고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는 측근이자 본 사건의 공동 모의자인 어도어의 이 모 부대표가 행위자인 성희롱 사건이 회사에 접수되자 신고인을 보호하기는 커녕, 이 부대표에게 여직원들에게 강압적인 자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페미X들 죽이고 싶음' '기집애들이랑 일하는 거 XX 싫어' '커피숍에서 수다 떠는 거나 좋아하면서' 등 편향된 성관념에 기반해 여성 직장인들에 대한 비하 발언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도 반박에 나섰다.
먼저 민 대표가 뉴진스 부모를 분쟁의 도구로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유사한 콘셉트의 아이돌은 이미지 소진으로 뉴진스에도 악영향을 끼치기에 부모님이 뉴진스를 하이브 계열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라며 "내부 고발은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했다.
또한 당초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첫 번째 걸그룹 만들자는 약속을 하고 영입했으나, 이를 어기고 르세라핌을 데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진스의 빠른 데뷔를 위해 어도어를 설립하고 멤버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뉴진스를 견제하고 멤버들의 인사를 받지 않은 부분 역시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뉴진스에 대한 차별 대우가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뉴진스는 올해 활발한 활동을 예정하고 있으나, 하이브가 뉴진스에게 긴 휴가 기간을 주겠다고 하면서 멤버들이 공포에 떨 수밖에 없기에 민 대표의 해임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 대표는 지배주주 변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으며, 어도어와 뉴진스 간 전속계약을 해지시킬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