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니 대니얼스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돈 부정 지출 재판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유명 포르노 배우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 성추문 의혹의 당사자인 스토미 대니얼스는 이날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 과정과 이후 입막음을 위해 돈을 받은 경위를 증언했다.
뉴욕 맨해튼검찰청은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성추문 입막음돈을 건네고 회사 장부를 허위 기재했다는 혐의다.
이 사건 재판은 1년여가 지난 후인 지난달 22일부터 심리가 시작됐다. 그 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주 4회씩 법정에 출석해 재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대니얼스는 이날 증언에서 2006년 타호 호수 인근에서 열린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고, 이후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스위트룸의 흑백 색상 타일까지 기억해내 당일 상황을 세세하게 묘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틴 잠옷 차림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그는 "물 두 병을 마신 뒤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티셔츠와 팬티 차림으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라며 "술에 취하거나 약을 먹지 않았지만 정신을 잃은 듯했다"며 당시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였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를 멈추지 않았고, 거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대니얼스가 주장한 성관계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약 1년이 지났을 무렵이다. 이에 대해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인과 잠을 따로 잔다며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말라고 말했다"라며 "나에게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할 것도 제의했다"고 증언했다.
대니얼스는 또한 "2011년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서 어떤 남성이 접근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라며 "또 2016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으로부터 침묵하면 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AFP통신은 "대니얼스 측이 성관계 과정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하자 당황한 판사가 중간중간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질문에만 답하라'고 중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가 증언하는 동안 내내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고, 변호인에게 뭔가 속삭이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증언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며 불공평하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심리 무효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