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공무원이 음주운전 걸리자 한 변명 "담금주를..."

입력 2024.05.07 13:38수정 2024.05.07 14:07
"공무원인데 한번만 봐줘" 읍소하더니 발뼘
음주운전 사건 2년 5개월만에 등통나 '집유'
50대 공무원이 음주운전 걸리자 한 변명 "담금주를..."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접촉 사고를 낸 뒤 경찰에 적발되자 "차 안에서 인삼 담금주를 마셨을 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50대 공무원이 사건 발생 2년5개월여 만에 거짓으로 들통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원주시청 소속 50대 공무원인 A씨는 지난 2021년 12월9일 오전 2시께 원주 소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자기 집 주차장까지 1.2㎞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수치로 음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1시58분께 평행주차 중 주차된 차와 접촉 사고를 낸 뒤 그대로 잠이 들었다. 경찰은 오전 7시47분 현장에 출동했고, A씨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상태로 6시간 가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당시 A씨 차량은 시동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전 8시13분께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했고,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2%로 파악됐다.

당초 A씨는 "사건 전날 장례식장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면서 "공무원이니 한 번 봐달라"라는 취지로 단속 경찰관에게 읍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사건 발생 11일이 지난 뒤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접촉 사고 후 차 안에서 담금주를 마셨을 뿐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며 이를 번복했다.

A씨가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셨다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7개월여 만인 2022년 6월 해당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재수사를 요청했고, 사건 발생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5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 받아 같은 해 7월 A씨를 법정에 세웠다.


재판부는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A씨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적용하더라도 처벌 대상인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다는 공소사실은 증명됐다"면서 "범행 부인하고 있고 접촉 사고 후 차에서 잠들어 버릴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던 만큼 음주운전으로 인한 위험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2회의 동종 벌금형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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