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동 킥보드로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 6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이순형 판사는 지난달 25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32·남)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사고는 지난해 5월2일 오후 8시32분쯤 서울 용산구 편도 1차로 도로에서 발생했다.
전동 킥보드 운전 업무에 종사하던 박씨는 이날 중앙선을 침범, 역주행하다 도로를 건너던 60대 여성 A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고로 A씨는 같은 달 21일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법원은 "전동 킥보드를 역주행 운전하다 전방주시 의무를 위반해 도로를 횡단하는 피해자를 충격,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가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 부분에서 전방 및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서 무단횡단하려다가 전동 킥보드와 충돌한 점, 피고인이 사고 직후 구호 조처를 한 점, 유족을 위해 3000만원을 형사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사고는 2018년 225건에서 2022년 2386건으로 최근 5년 새 10배 넘게 급증했다.
사망자는 같은 기간 4명에서 26명으로 6.5배로 크게 늘었고, 부상자는 238명에서 2684명으로 무려 11배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지난 2021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됐다.
만 16세 이상, 제2종 원동기장치 이상의 운전면허증 보유자만 운전할 수 있고 한 명 이상이 타면 4만원, 헬멧을 쓰지 않으면 2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특히 자전거도로 이용이 원칙이며 자전거도로가 없을 때는 인도가 아닌 도로 우측 가장자리를 이용해야 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