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무물' 은퇴했다…이렇게 퍼질줄 몰라, 겁나기 시작" ③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4월 2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은 배우 곽동연의 '연기 파티'로도 방송 내내 화제였다. 매 장면의 재미 포인트를 탁월하게 살려내는 유연한 코미디 연기부터 이주빈과의 절절한 멜로 연기까지, 16부에 걸쳐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마지막 회인 16회는 2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곽동연은 극 중 홍해인의 동생이자 퀸즈그룹 전무이사 홍수철 역으로 활약했다. 홍수철은 홍해인의 기를 누르는 부적을 지니고 다니는 등 누나를 이겨보고 싶은 다소 모자라고 철없는 밉상 재벌 3세로 극 초반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후반부에는 천다혜(이주빈 분)의 배신에도 아내와 아들 건우에 대한 깊은 사랑과 부성애를 보여주는 절절한 모습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곽동연은 '눈물의 여왕'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로 또 한 번 많은 호평을 받았다. 데뷔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2016) '빈센조'(2021)와 '사이코지만 괜찮아'(2021) 그리고 '괴이'(2022) '빅마우스'(2022) '가우스전자'(2022)까지, 곽동연은 또 한 번 더 인생작을 추가하며 더욱 다채로운 연기로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곽동연과 만나 '눈물의 여왕'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②에 이어>

-복합적인 인물들을 많이 연기해 왔다. 자유롭게 여러 스펙트럼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에서 스스로의 장점을 느끼나.

▶개인적으로도 복합성이 있는 인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한 가지 특징이 뚜렷하게 묘사되기보다는 인물이 변화하고 극명하게 원하는 뭔가를 향해 달려가다가 다른 가치를 발견한다거나 하는 등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즐거운 것 같긴 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유형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폭을 더 넓혀나가고 싶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장인'으로도 화제였다.

▶'무물'은 은퇴했다. 이게 이렇게까지 퍼질 줄 몰랐다. 겁이 나기 시작하더라.(웃음) 이전 시리즈를 넘어설 수 있을까, 전편보다 나은 후속편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그때는 그걸 즐겼던 것 같다. 유머나, 말장난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오픈된 공간에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콘텐츠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환경에서 나누기엔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더라.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고민도 생기고 해서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다.

-팬들이 아쉬워할 수도 있다.

▶그럴 수는 있는데 그래도 찾으면 방법은 많더라. 다른 쪽으로도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데뷔 13년 차로, 지금까지 활동해 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어떤가.

▶저를 어떤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느냐가 사람마다 다 다르시더라. 아예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누군가는 '빈센조' 누군가는 '눈물의 여왕' 누군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 등 갈린다는 점에서 '그래도 내가 했던 캐릭터들이 생명력을 잃고 사라지진 않았구나' '그중 누군가의 마음에 새겨진 캐릭터가 있구나' 하는 게 뿌듯하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액션이나 스릴러가 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취향이 늘 반영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가족 이야기가 꽤 중심적으로 다뤄지다 보니까 그 이야기가 주는 힘도 꽤 세더라. 이런 부분에서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연기적으로 할 게 많겠다는 생각도 든다.

-멜로를 본격적으로 해보게 됐는데 스스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했을 것 같다. 멜로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고, 연기적으로는 어떤 점에서 더 나아갔다고 보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멜로라는 장르는 아예 시청자로서도 관심이 없었고 또 연기자로서도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주제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수 있는 어떤 가치이자 권리라는 걸 알게 되고 나서는 그 힘이 좀 공감됐다. 그래서 이번에 연기하면서 상대 연기자와 이렇게 정서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예쁜 형태가 딱 만들어졌을 때 쾌감이 또 있더라. 이 장르가 연기적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 참 고마운 부분이 있다.

-이번 드라마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저를 확장하게 해준 작품이다. 선배님들의 연륜이나 지혜들을 이렇게 엿보면서 많이 넓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멋진 선배님들과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그 영향을 조금씩 조금씩 받아서 다음 작품에 써먹어 보고 싶은 어떤 그런 요소들이 좀 많이 채워질 수 있었던, 저를 많이 확장하게 해준 그런 작품인 것 같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