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뒤 아들 집으로 피신한 아내 찾아가 불 지른 男

입력 2024.04.29 07:46수정 2024.04.29 17:14
부부싸움 뒤 아들 집으로 피신한 아내 찾아가 불 지른 男
지난 2월 충북 진천군 소재의 한 아파트에서 부부싸움을 한 뒤 아들 집으로 피한 아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50대 남성이 현관에 불을 지른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부싸움을 한 뒤 아들 집으로 피한 아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현관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제22형사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6)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낮 12시16분께 충북 진천군 소재 지하 1층∼지상 22층짜리 아파트 16층에 사는 아들 부부 집 현관문을 둔기로 훼손하고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그는 부부싸움 후 아들 집으로 간 아내를 만나려 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쇠망치로 현관문을 내리친 뒤 문 앞에 놓여 있던 택배 봉투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은 20여분 만에 진화됐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민 19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A씨는 사건 전날에도 아내가 외박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집 마당에서 아내의 옷과 컴퓨터를 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방화죄는 재산 피해에 그치지 않고 인명피해와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까지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 높은 범행이기 때문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가족들 또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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