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하이브가 자사 레이블이자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의 일부 경영진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구체적인 탈취 기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뉴스1 취재 결과,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희진 대표와 임원 A 씨 등 어도어 경영진 일부에 대해 감사에 나섰고 전산 자산을 확보한 뒤 회사 탈취 기도 정황이 담긴 문건 등을 발견했다.
업계에 따르면 어도어 임원 A 씨는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매각하도록 하는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 국부펀드에 매각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는 이를 위해 현직 애널리스트 B 씨에게 사안을 검토받으려는 계획까지 세웠다.
또한 하이브가 확보한 어도어 내부 문건에서 '목적'이라는 부제에 '궁극적으로는 하이브를 빠져나간다' '하이브 안에서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 등의 내용의 문구도 담겼다. 이에 하이브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A 씨 등 일부 경영진이 '탈 하이브'를 시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 2021년 방시혁이 의장으로 있는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현재 민 대표는 어도어 주식 18%(57만 3160주)를 보유해 어도어 2대 주주다. 지난해 1분기 하이브는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의 지분을 80%로 줄였다. 민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했다. 하이브는 나머지 2%도 어도어 경영진에 매각했다.
앞서 지난 22일 민 대표 등 어도어 일부 임원들이 '탈(脫) 하이브 시도' 정황에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진에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이브 감사팀은 이날 확보한 전산 자산 등을 분석한 후, 필요시 법적 조치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 대표는 '아일릿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 후 해임을 통보받았다며 이에 대해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하이브 박지원 CEO는 23일 하이브와 어도어 및 또 하나의 자사 소속 레이블이자 아일릿 소속사인 빌리프랩 구성원들에게 사내 공지 메일을 보내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이미 일정 부분 회사 내외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라고 밝혔다. 또한 하이브는 뉴진스와 아일릿 및 어도어와 빌리프랩 직원들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