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이 기생수를 만나 변신했다.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극본 연상호 류용재/연출 연상호)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는 기생생물과 이를 저지하는 전담팀 '더 그레이' 및 기생생물 '하이디'와 공생하게 된 수인(전소니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공개 첫 주부터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집계된 넷플릭스 드라마 공식 주간 순위에 따르면,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글로벌 상위 10위 TV쇼 비영어권 부문 1위에 올랐다. 또한 68개 국가에서 10위권에 들었으며 한국을 포함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8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작품은 일본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의 세계관을 이용해 한국을 배경으로 만든 '기생수' 스핀오프 작품이다. '부산행' '지옥' '선산' '반도' 등 특유의 장르물 감성으로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를 구축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는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의 연기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쪽 머리에 기생수 '하이디'와 함께 살게 된 정수인 역을 맡은 전소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전에 tvN '화양연화: 삶이 꽃이 되는 순간' '남자친구' '청춘월담' 등 멜로 장르에서 주로 활약하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는 온갖 불행을 가지고 있는 마트 캐셔 정수인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특히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불행한 삶을 영위하고 있던 정수인의 첫 등장 장면은 강렬했다. 1화에서 손님의 물건을 무기력하게 계산하는 마트 캐셔의 짓눌린 모습을 특별하지 않고 담담하게 표현해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한쪽 머리에서 튀어나오는 기생수를 CG 임에도 자연스럽게 구현해 일명 '상모돌리기' 액션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전소니는 또한 인간 수인과 기생수 하이디를 연기 톤, 표정으로 극명하게 다르게 표현해 극 중에서 한 몸에 사는 두 존재를 제대로 담아냈다.
구교환은 영화 '반도' 드라마 '괴이'에 이어 '기생수: 더 그레이'로 연상호 감독 완벽한 '연니버스'를 완성했다.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서 조직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수인 및 하이디와 동행하게 되는 전직 조직 폭력배 설강우 역을 맡았다. 구교환이 등장하는 장면은 드라마의 숨통을 불어넣어 줄 만큼 활력이 가득했다. 그는 전소니, 이정현, 권해효 등 출연 배우 누구와도 자연스러운 티키타카를 형성하며 보는 재미를 안겼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위트를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도 뽐냈으며, 유머뿐만 아니라 기생수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까지 밀도 있게 담아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입지를 단단하게 했다. 또한 드론 등으로 촬영했던 1화의 건달들에게 쫓겼던 오토바이 추격신에서도 긴박감 있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더 그레이' 팀 타격 팀장 최준경 역을 맡은 이정현의 연기를 두고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최준경은 기생수에게 남편을 잃고 기생수를 증오하며 이들을 제거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서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이정현이 일부 장면에서 최준경을 과한 연기톤으로 극의 몰입도를 낮추며, 비주얼적으로도 타격 팀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품의 스토리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도 화제를 낳고 있는 '기생수: 더 그레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가 등장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