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전소니 "연상호·구교환 호흡 잘 맞아…에너지 넘쳤다" ①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전소니가 연상호 감독과 구교환 배우가 함께한 '기생수: 더 그레이' 촬영 현장은 에너지가 넘치고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특히 연 감독과 구교환 배우의 호흡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극본 연상호 류용재/연출 연상호)에 출연한 배우 전소니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기생수:더 그레이'는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의 세계관으로 확장해 한국을 배경으로 만든 드라마다.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전소니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지난 5일 공개된 후 국내 넷플릭스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으며, 전세계 OTT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TV 글로벌 순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는 등 흥행 중이다.

전소니는 극 중에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이자, 불행을 가진 마트 캐셔 정수인으로 분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한쪽 얼굴에 기생수(하이디)를 가지고 운명공동체로 살아가는 인물로, 기생수가 인간 세상을 습격한 후 기생수와 인간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전소니와 만났다.

-'기생수:더 그레이'가 시작부터 글로벌 차트 1위에 올랐는데 소감은.

▶세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해외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고, 수치로 알 수 없는 반응을 알 수 있어서 신기했다. '어떻게 그곳에서 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나.

▶이미 원작인 만화 '기생수'를 알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 하이디와 어떤 케미스트리를 낼지 고민했다. 감독님께서 머리를 먹기 시작했다가 멈춘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두려움이었다. 어떻게 둘을 잘 분리할 수 있을까. 인간 수인을 잘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이디의 목소리 톤을 어떻게 잡으려고 했나.

▶목소리가 불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 기생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다. 시각적으로 어색하고 불편한 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생생물로 등장하는 게 나 하나만은 아니다 보니 기생생물만의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목소리는 감독님이 정해주신 톤이었다.

-작품을 하게 된 배경이나 출연 동기는.

▶배우들이 느끼겠지만 안 해봤던 캐릭터나 장르를 만나면 욕심이 난다. 연상호 감독님이 이런 장르에서 나만의 개성을 잘 보여주고 계시다. 감독님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다. 독립영화를 했을 때 저를 보고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원작 만화를 읽어봤나. 원작과 다른데 원작 팬들이 주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나.

▶원작 '기생수'를 두 번 읽고 애니메이션도 다 봤다. 작품 자체가 재밌었다. 다 읽고 났을 때 저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많아서 명작이라고 생각했다. 원작 팬에 대한 걱정보다는 어떤 것이든 기대는 100%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잘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이 반가웠다. 다른 그림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우리만의 색깔을 더할 수 있어서 연기하는데 보람이 있었다.

-원작에서는 신이치는 오른손으로만 싸우는데 수인이 머리로만 싸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대차게 찍는 장면을 한두 번 하나까 그다음부터는 재밌어졌다. 액션 배우님들과도 누가 더 새롭게 잘하나 보면서 연기했다.

-시각 특수 효과 비중이 큰 작품이다. 연기에 있어서 신선한 경험이 되지 않았나.

▶내가 하는 연기에서 끝나지 않는 게 두려웠다. 지금 생각하면 촬영이 어려웠다. 연상호 감독님이 시각적인 준비를 많이 하는 타입이다. 감독님 머릿속에 그림이 확고하게 있으니까 모호한 부분 없이 재밌게 준비할 수 있었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아서 에너지 넘치는 현장이었다.

-정수인과 본인의 일치율은.

▶역할이 어느 정도 나와 닮았다고생각하지만, 일치율이 높지는 않다. 다른 점을 어떻게 채우는지가 재밌는 과정이었다. 나는 수인처럼 외롭거나 삶의 의욕이 없지는 않다.

-연상호 감독과 첫 호흡이다.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어땠나.

▶배우들이 감독님 현장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 이유가 '일찍 퇴근할 수 있어서'라고 하더라.(웃음) 직접 해보니 내가 필요한 데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이 지치지 않는 현장이었다. 그림이 분명한 감독님의 디렉팅을 받는 게 이렇게 재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하이디가 예쁘다고 느끼기도 했고 신기했다. 수인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신기했고 수인과 하이디의 얼굴이 하나로 보이는 게 신기하고 반가웠다.

-구교환 배우는 '연니버스'(연상호 감독 유니버스) 선배다. 조언을 받은 게 있다면.

▶감독님은 연기를 배우에게 맡겨준다. 하이디 연기를 처음 하니 어떻게 해야 하지 막막했다. 구교환 선배님에게 '감독님이 저에게 별다른 요구를 안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봤는데 촌철살인 같은 말로 저를 안심시켜 주셨다. 정확한 말씀은 기억이 안 나지만 '감독님이 잡아줄 타이밍이 언제인지 알고 있고, 디렉팅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바로 들어오시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마음 놓고 편해질 수 있는 현장이었다.

-구교환 베우와 호흡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추위를 많이 타셔서 안에 내의를 더 입고 싶은데 의상팀 친구들이 준비된 내복이 분홍색밖에 없었다. (구)교환 선배님이 분홍색이어도 따뜻하면 입겠다고 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의상팀 친구들이 사진을 찍었다. 잘 어울리셨다. 소소하게 현장에서 재밌었다. 연상호 감독님과 구교환 선배가 굉장히 잘 맞는다. 하루 종일 창작한다. 스토리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저는 옆에서 그것을 들으면서 재밌어했다.

<【N인터뷰】 ②에 이어 >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