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징계 받아 놓고..가족 여행 가 SNS 인증까지

입력 2024.04.08 07:24수정 2024.04.08 08:55
학교폭력으로 징계받는 닷새동안 여행
경찰, 폭행혐의 입건조사..곧 검찰 송치
영상 찍은 학생들도 '방조범' 처벌 할 듯
'학폭' 징계 받아 놓고..가족 여행 가 SNS 인증까지
YTN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대낮 중학교 교문 앞에서 선배 무리가 신입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YTN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이같은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매체가 공개한 폭행 당시 영상을 보면 교복을 입은 남학생 A군이 여학생 B양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몰아붙인다. 무릎을 세워 복부를 때리고 손으로 뺨을 여러 번 내려치기도 한다.

A군은 이 학교 2학년 학생으로, 입학한 지 일주일 된 후배 B양을 친구들과 함께 에워싼 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에서다.

A군은 또 폭행 장면을 촬영해 자랑하듯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B양은 이 사건으로 2주 동안 등교하지 못했다. B양은 매체를 통해 "억울하고 손 떨리고 그랬다. 입학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으니까 좀 억울한데, 학교 가기가 무섭다"라고 털어놨다.

학교 측에선 학교폭력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 조치로 A군을 닷새 동안 등교하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A군은 이 기간 동안 '미리 잡혀 있던 일정'이라며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 연달아 여행 사진을 올려 자랑하기도 했다. B양과 그의 부모는 A군의 이같은 행동에 또 한 번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B양 부모는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응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3주가 지나도록 (학교 폭력) 징계수위를 정하는 심의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올해부터 바뀐 규정으로 교육청이 학교폭력 사건을 담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사가 늦어졌다"라며 "하교할 때 피해 학생을 교문 앞까지 데려다주는 등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폭행 혐의를 받는 A군을 입건하고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A군 범행 당시, 이를 촬영해 유포하는 등 주변에 있던 학생들도 가담 정도를 판단해 함께 송치할 방침이다.

오영호 변호사는 "폭행을 직접 해야 처벌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옆에서 휴대전화로 찍거나 폭행 행위를 보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폭행죄의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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