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 규모 4.8 지진, 약한데 4200만명이나 느낀 이유는...

입력 2024.04.07 10:52수정 2024.04.07 13:29
미 동부 규모 4.8 지진, 약한데 4200만명이나 느낀 이유는...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저지주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해 동쪽으로 약 64㎞ 떨어진 뉴욕 맨해튼 도심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2024.04.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서부와 달리 상대적으로 지진의 안전지대로 여겼던 동부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규모 4.8 지진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세계가 깜짝 놀랐다. 이 지진은 마천루가 즐비한 뉴욕 맨해튼 인근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데다가 넓은 지역서 진동을 감지했다. 미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USGA)은 미국 인구의 8분의 1인 4200만명 이상이 이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버지니아주 피드몬트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이후 미 동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지진이었다. 미 동북부 지역으로 한정할 경우 2002년 뉴욕주 플래츠버그에서 발생한 규모 5.3 지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지진이며 규모 면에서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여전히 그 에너지는 최근의 화롄 강진의 8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지진의 주된 원인인 판 경계에 가까운 미 서부와 달리 동부는 경계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왜 지진이 나는 걸까. 그리고 왜 많은 사람이 느끼는 걸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진학자 폴 얼은 "이 지역에서 지진은 드물지만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 이번 지진의 규모는 비교적 작다"면서 "동해안의 암석층이 더 강하고 파장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미 동부 해안은 서부 해안에서 난 비슷한 규모의 지진보다 더 크고 광범위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진은 지각판 움직임에 따른 에너지가 누적되거나 화산활동(마그마의 이동) 등으로 발생한다. 지각이 약한 곳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방출되어 지면이 흔들리고 쓰나미나 산사태 등을 일으킨다. 미 북동부의 경우 북미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 판 경계는 북대서양 한가운데 정도에 해당해 인근 대륙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미 서부 해안선이 북미판과 태평양판이 만나는 경계와 바로 일치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미 동부 해안은 반석과도 같은 매우 단단한 기반암 지질이라 지진이 덜 발생한다. 하지만 바로 이 특성 때문에 지진이 훨씬 더 넓게 감지된다.
부드러운 토양의 경우 지진파를 흡수하지만, 기반암은 진동을 그대로 전달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고주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지진 관련해 현재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지질학적 현상은 과거 지질 시대에도 똑같이 일어났다는 개념이 지배적이다. 과학자들은 과거의 지진 발생 현상을 근거로 향후 일어날 가능성을 확률로 평가하는데, 결국 과거에 지진이 일어났던 곳이 또 일어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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