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푸바오 송별회…"널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입력 2024.04.03 15:22수정 2024.04.03 15:21
3일 오전 에버랜드서 푸바오 환송 행사 진행 호우 속 인파 몰려…강철원, 모친상에도 동참 온라인상에서도 '배웅길' 수천명 생중계 시청
눈물바다 된 푸바오 송별회…"널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용인=뉴시스] 푸바오가 탑승한 차량과 에버랜드를 찾은 환송객들(에버랜드 웹하드 갈무리)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여러분 이제 푸바오가 떠날 텐데 푸바오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요, 푸바오도 '할부지'도 여러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울지 말아요 푸바오 잘 데려다주고 올게요. 푸바오 잊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강철원 사육사는 3일 오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푸바오 환송 행사에서 "푸바오 공주는 오늘 새로운 판생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난다. 푸바오는 이모, 삼촌들을 영원히 기억할 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바오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라 이날 한국을 떠나게 된다. 푸바오를 태어날 때부터 돌본 강 사육사는 전날 갑작스러운 모친상을 당한 슬픔 속에서도 이날 동행 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지금 여러 가지 감정이 혼선이 돼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것으로 대체하겠다'고 운을 뗀 그는 "푸바오 안녕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줬던 푸바오. 할부지는 네가 없어도 루이, 후이와 밝은 모습으로 즐겁게 놀아줄 거다. 동생들 모습에서 늘 널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라며 준비해온 편지를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이어 "너를 사랑해주시던 푸덕이 이모, 삼촌들에게도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반겨줄 거다. 그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널 많이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라며 "그것이 할부지가 푸바오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역을 받는 중에 번식기까지 겹치며 힘들었는데 잘 견뎌내줘서 정말 고맙다. 이제 푸바오는 어른 판다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든 과정을 다 해냈구나 정말 멋지다"라며 "네가 새로운 터전에 잘 도착할 수 있게 할부지가 곁에 있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강 사육사는 "너는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엄마 아빠 동생들도 잘 돌볼 테니 너도 그곳에서 멋지게 적응해달라"라며 "너는 10년,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다.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회를 남겼다.

동료 송영관 사육사도 "우리는 기쁘게 만났고 소중한 추억을 쌓았고 슬픈 이별을 하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고, 행복하다"며 "오늘은 푸바오와 그 이야기의 피날레 같은 날이기도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도 푸바오와 함께 성장했고 앞으로 더 나은 다음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한 발 내디뎌야 한다"고 보탰다.

이날 오전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인파들로 일찍부터 붐비는 모습이었다.

푸바오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곳곳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너를 만난 건 기적이야 고마워'라는 문구가 쓰인 푸바오가 탑승한 미진동 특수차량이 나타나자 분위기는 더욱 격앙됐다.

휴대전화에 푸바오의 배웅 길을 담으려는 이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지상파 등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실시간 생중계되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았다. 3000~5000명가량의 시청자들이 온라인상에서 함께 푸바오를 배웅했다.


대체로 누리꾼들은 '하는 행동도 예뻤고 사육사님들과 교감하는 것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네가 준 기쁨과 행복, 감동이 너에게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 '정이 들었는데 떠나니 너무 슬프다' 등 안녕을 기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모친상에도 슬퍼할 겨를 없이 푸바오와 마지막까지 동행하신다' 등의 강 사육사를 향한 애도와 격려 메시지도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중국은 욕하면서 중국 판다는 좋아하나' '매국노가 많다' '왜 곡소리가 나는지 모르겠다' 식의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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