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을 닫은 민간 동물원에 일부 동물들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M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을 하지 않는 대구 실내 동물원에는 사자, 원숭이, 하이에나 등 270여마리의 동물이 남아 있었다. 해당 동물원은 관리비 체납으로 최소 전기만 공급되고 있었다.
특히 유리창 안에 갇혀 있는 사자는 다리, 복부 등 온몸 곳곳에 상처가 나 있었고, 멍한 표정으로 한 곳만 응시하고 있었다.
난방공급이 되지 않자 미어캣, 여우원숭이 같이 따뜻한 지역에 사는 동물들은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또 사막여우나 원숭이는 스트레스 증상 중 하나인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관할 지자체인 대구시는 동물원이 휴업에 들어간 뒤 7차례 현장시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자의 상처 이외에 동물들이 사는 환경에 대해선 특이사항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지난해 8월부터 영업이 중단된 김해 실내 동물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폐업 이후에도 10여마리의 동물이 남아 있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백호는 봉사활동을 하는 수의사의 진료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었다.
문제는 동물이 사유재산으로 취급, 주인 동의없이는 구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와 지자체 측에서 동물을 기능할 것을 요구했지만, 주인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시는 청주 공영 동물원에 임시 위탁을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운영자가 소유권 이전을 반대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주 동물원은 개인 소유에 대해서는 예산을 쓸 근거가 없는 상황. 구조를 위한 '동물학대' 인정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변호사는 "동물들이 동물 학대를 당하고 있다면 격리조치를 해서 소유권 박탈을 할 수 있긴 하다"며 "학대를 받아서 질병이 생기거나 상해를 입어야 하는데 단순히 굶고 있다, 위생 상태가 안 좋다 그 정도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방치 자체가 학대 아닌가" "동물원 자체를 없애야 한다" "사자 멍한 표정이 너무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