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조명·시민 풍경…도심예술 모범 '서울스테이지 노들섬'

입력 2024.03.31 15:21수정 2024.03.31 15:21
서사무엘, 30일 노들섬 내 노들서가 무대 호응 서울문화재단 기획
[인디 情景] 햇빛 조명·시민 풍경…도심예술 모범 '서울스테이지 노들섬'
[서울=뉴시스] '서울스테이지 2024 in 노들섬' 서사무엘. (사진 = 서울문화재단 제공) 2024.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햇빛이 조명을 대신하고, 시민들의 지나가는 풍경이 무대 배경 스크린을 맡는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펼친 '서울스테이지 2024'의 R&B 싱어송라이터 서사무엘의 무대는 서울 도심 속 예술 콘서트가 어때야 하는지를 증명한 '좋은 보기'였다.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해당 공연이 일상의 휴식 공간과 자연스레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노들섬은 공연장 '라이브 하우스'가 위치해 있어 이미 대중음악 팬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런데 책방이 위치한 노들서가의 한켠 빈 공간에서, '서울스테이지'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낮에 열린 만큼 빛이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졌고 그것이 조명 역할을 했다. 유리창 밖에선 노들섬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의 다양한 풍경이 마치 스크린 속 영상처럼 천변만화했다.

이렇게 공간의 여건이 아무리 좋아도 콘텐츠가 약하면 무용지물. 서사무엘의 감미로운 보컬과 근사한 무대 매너가 서울스테이지 무대에 우아함을 더했다.

이날 여유로운 풍경을 압축한 듯한 "나른한 오후에 (…) 머릴 꼭 맞댄 채 / 소근 소근 소근"이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렛 어스 토크(Let us talk)'로 무대를 시작한 서사무엘은 정규 3집 '더 미스피트(The Misfit)' 수록곡 '플레이야플레이야플레이야(Playaplayaplaya)'와 '아이스 큐브'를 잇따라 들려주며 봄기운을 당겨왔다.

[인디 情景] 햇빛 조명·시민 풍경…도심예술 모범 '서울스테이지 노들섬'
[서울=뉴시스] '서울스테이지 2024 in 노들섬' 서사무엘. (사진 = 서울문화재단 제공) 2024.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함께 한 탄탄한 세션들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수 에일리 세션 등을 맡은 드럼 권한결, 밴드 '팔칠댄스(87dance)' 베이스 최준영, '김반장과 윈디시티' 출신으로 밴드 '멋진인생'에서 활약 중인 기타 박상권, 래퍼 넉살 등과 작업한 건반 허아민 등이 함께 했다.

솔풀한 서사무엘의 노래는 관객들이 따라부르게끔 만들기도 했다. '고요(goyo)' 중 "고 고 고요해" 부분인데, 콘서트장 떼창의 격렬한 열기가 아닌 일상을 환기하는 빛나는 화음이 빚어졌다.

이번 '서울스테이지'가 더 특별한 건 서사무엘이 음악적 기지개를 켤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줬다는 점이다. 3, 4년 동안 휴식기를 취한 그는 이날 정규 음반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아리랑 라디오 '라디온 어스(Radio'n Us)' DJ도 맡고 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은 총214명. 관람료는 무료인데 공연이 진행된 1시간 남짓 자리를 뜨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집중도와 완성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지난 29일엔 노리플라이 권순관이 같은 장소에서 공연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6월께 또 이 장소 공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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