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8억명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는 가운데 매일 10억끼 분량의 음식물이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는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조 달러(약 1350조원) 상당 이상의 음식물이 버려졌다"며 "이는 매일 10억끼의 식사를 만들어낼 물량"이라고 밝혔다.
이는 10억t 이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농산물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만 매일 10억끼씩 버려진다는 수치는 매우 보수적인 추정치며, 실제 폐기량은 더 많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8억명 이상이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굶주리는 이들에게 매일 한끼 이상을 제공할 음식물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음식물이 버려지는 장소는 가정(60%)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호텔·식당 등 서비스업소 28%, 정육점·식료품점 등 소매업소 12% 등 순이었다.
보고서는 "가정에서 식사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구매하는 경우 낭비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도상국 등지에서는 냉장 시설 부족이나 운송 중의 손상 등으로 음식물이 상하면서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음식물 낭비는 온실가스 배출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8~10% 수준으로, 이는 항공 산업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의 5배에 이른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전무이사는 "음식물 쓰레기는 세계적인 비극"이라며 "낭비되는 음식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굶주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비영리단체 WRAP의 리처드 스와넬은 "우리가 이미 구매하고 있는 음식을 더 잘 활용한다면 탄소 발자국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사람들은 이에 대해 거의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