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올해 데뷔 20주년인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가 정규 10집으로 돌아온다.
다이나믹 듀오는 28일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 열 번째 정규앨범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을 발매한다. 앨범에는 2024년 데뷔 20주년을 마주하기까지 다이나믹 듀오의 지나온 여정과 이야기가 응축돼 담겼다.
"우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뜨겁게 진행 중이다"라는 이병헌의 내레이션이 담긴 '인트로'를 시작으로 '피타파'에 이르는 12곡에서 다이나믹 듀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특유의 현실적이고 솔직한 감성으로 사랑받아 온 다이나믹 듀오는 또 한 번 그들만의 언어로 공감을 전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이병헌, 크러쉬, 주니, 태버, 허성현, 비와이, pH-1, 정만식, 피식대학, 릴러말즈, 디제이 프리즈 등 다채로운 피처링진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각 트랙과 벌스를 골라 듣고 해석하는 것도 재미 요소를 첨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다이나믹 듀오는 '스모크'(Smoke) 같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여전히 대중과 호흡하는 팀이다. 이들은 계속해서 '다듀스러운' 음악을 발표하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며 신선함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열심히 활동해 나중에 디너쇼까지 열고 싶다는 두 래퍼 개코와 최자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번 정규 앨범에서 다이나믹 듀오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어떤가.
▶(개코) 너무 긴 시간이어서…한 사람의 인생에서 다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인생 3회 차 정도의 희로애락이 있었다고 느낀다. 성공도 하고, 삶이 부침도 있고, 치유의 과정도 있었고… 그럼 감정들을 입체적으로 느꼈다. 현재는 조금 긍정하는 부분이 있고 만족하기도 해서 그런 감정을 '피타파'에 담았다.
▶(최자) 과거엔 뜨겁고, 열정적이었다가 망하면 칩거했다면, 지금은 담담해져서 어떤 일이든 잘 받아들인다. 말랑말랑 해지는 그런 느낌이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평이 있다면.
▶(개코) 뭘 바란다고 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타이틀곡도 우리가 정해서 달고 나가지만, 대중이 골라주는 것 같다. 피드백을 기대하고 내는 게 욕심인 듯한 느낌이다.
▶(최자) 음악을 만들었으니까 이런 음악이 나왔다는 게 리스너들에게 도달이 됐으면 한다.
-최자는 지난해 결혼이라는 인생의 '빅 이벤트'를 경험했는데, 음악을 할 때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나.
▶(최자) 결혼 후에는 에너지가 여러 방향으로 분산돼서 단순해졌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지금은 집과 작업실만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이) 단조로워졌다. 그러면서 에너지가 따로 안 새 능률이 오르고,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결혼하니 좋다.
▶(개코) 최자가 정말 마음에 안정이 왔는지 일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지금은 새벽부터 작업을 해서 오전 11시 전에는 (결과물을) 보낸다. 능률이 좋아서 바로 11집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런 루틴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웃음)
-올해가 다듀 20주년이고, 그보다 더 오랜 기간 음악을 만들어 오면서 고민되는 지점도 있겠다.
▶(최자) 2013년에 정규 7집을 낸 뒤 정말 상을 많이 받고 원했던 걸 모두 얻은 적이 있다. 앨범을 내면 모든 곡이 차트에 쫙 붙어서 올라가서 '이게 말이 돼?' 싶었다. 그땐 1등 하는 음악을 만드는 공식을 안다고 착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데. 요즘은 곡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개코) 정말 하루에 수백 곡씩 나오고, 아티스트도 넘쳐나는 느낌이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가 뭔가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가장 자연스럽고 '다듀스러운' 음악이 뭘까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러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대로 쓰자' 싶었고, 좋아하는 비트에 우리가 쓰고 싶은 메시지를 쓰는 게 최선이 아닐까 했다. 그 결과가 요즘 만든 노래 같다. 사실 '나이 들면 힙합을 못할까'라는 선입견에 갇힌 적도 있는데 이젠 그게 아니라고 느껴진다.
▶(최자) 아무리 바뀌려고 해도 우린 바뀌지 않는다. 대신 새로운 사람들과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 게 우리 장점이다. 잘하는 분들, 새롭게 눈에 띄는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하면 새로운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방금 말한 '다듀스러움'은 뭘까.
▶(개코) 우리가 추구하는 건 기술적인 부분을 포기하더라도,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방법을 가지고 하는 거다. 우리가 느끼는 것과 청자가 느끼는 게 같아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가장 좋으니까. 이 부분은 바뀌지 않고, 다만 형태적인 건 요즘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서 새 옷을 입으려고 할 때도 있다.
▶(최자) 최자나 개코라는 사람이 일상적인 음악을 잘 표현할 때 리스너들이 가장 좋아해 주는 것 같다.
-다듀는 한국 힙합의 역사를 관통해 온 팀이다.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개코) 확실히 힙합이라는 장르도 '글로벌'해진 느낌이 있다. 국내에서도 많이 좋아해 주시지만, 유럽 공연이 매진되고 현지 팬들이 열광하는 걸 보면 한국에서 만드는 힙합 음악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 가능성을 엿봤으니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이 들진 않나.
▶(개코) 큰 포부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해외 공연을 하는 게 즐겁긴 하다. 작년에 '스모크, '에아오' 덕인지 해외 공연이 잡혀서 가게 됐는데, 새로운 환경에서 신인이 된 기분으로 무대에 서니 신선하더라. 이 기운으로 음악을 만드니 에너지도 느껴지고. 그래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최자) 신인 때는 신인인 게 싫었는데, 지금은 신인의 느낌이 드는 게 재밌다. 한국에선 공연으로 '만렙'을 찍어서 어디를 가든 떨리지 않는데, 해외에 가면 '레벨 1'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그게 재밌더라.
-래퍼로서 최정상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느껴지겠다.
▶(개코) 정말 건강해야 한다.(웃음) 그래야 듀오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우리가 각자 다쳐보고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홀로 무대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빈자리를 경험하고 나서 서로를 위해 몸을 아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난이도가 최상인 공연을 할 때도 확실히 둘이 가면 덜 힘들다. 더 나아가서는 직원들을 위해서도 책임감을 갖고 건강 관리를 하려고 한다.
-힙합판에도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듣고 자란 '다듀 키즈'들이 있지 않나. 이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최자) '다듀 키즈'를 자처하는 아티스트들한테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 음악을 듣고 자란 친구들이 유명해질 동안 우리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가끔 그 친구들이 가사에 우리 이름을 써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뿌듯하다.
▶(개코) 음악적으로 훌륭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우리를 존중해 주는 느낌이 좋다. 우리도 듀스의 영향을 받았는데, 그런 걸 이어가 준다는 게 고맙다.
-이번 달 말에 '핑계고 모닝 콜라텍'에 나가게 됐던데, 신곡 무대도 만나볼 수 있나.
▶(개코) 요청해 주시면 간단하게 신곡도 선보여드릴 예정이다. 신곡 무대를 하는 게 가장 떨린다.
-다이나믹 듀오의 활동을 오래 지켜볼 수 있을까.
▶(개코) 디너쇼까지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