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회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노트북 수백대를 몰래 빼돌려 중고 거래로 12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20대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문주형·김민상·강영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으로 기소된 A씨(2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직원용 노트북 등 IT 장비를 관리하는 장비관리 부책임자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총 242회에 걸쳐 자신이 관리하던 맥북 노트북 가운데 581대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노트북의 한 대당 가격은 150만원 가량으로, A씨가 노트북을 중고 거래로 판매한 금액은 12억1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산관리번호 스티커를 제거하고 업무상 획득한 암호를 입력, 디스크를 포맷해 초기화한 후 중고 거래로 판매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횡령한 노트북 등을 판매한 뒤 받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 회사는 피고인이 관리자인 관계로 이 사건 범행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점, 여러 차례에 걸쳐 장기간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금액도 많은 점, 피고인은 횡령한 노트북 등을 팔아 이를 주식에 투자하거나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양형 요소로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이미 원심의 변론 과정에 드러났거나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인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