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어떤 제안이든 '다 하자', 진솔한 '절실함'으로" ②

입력 2024.03.25 07:02수정 2024.03.25 07:01
조정식 "어떤 제안이든 '다 하자', 진솔한 '절실함'으로" [아나:바다]②
방송인 조정식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조정식 "어떤 제안이든 '다 하자', 진솔한 '절실함'으로" [아나:바다]②
방송인 조정식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조정식 "어떤 제안이든 '다 하자', 진솔한 '절실함'으로" [아나:바다]②
방송인 조정식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조정식 "어떤 제안이든 '다 하자', 진솔한 '절실함'으로" [아나:바다]②
방송인 조정식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편집자주][아나:바다]는 드넓은 '프리의 대양'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아나운서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안정된 방송국의 품을 벗어나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이들은 요즘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살고 있을까요? [아나:바다]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서울=뉴스1) 윤효정 안태현 기자 = "돈 보다는 많이 방송 많이 하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죠."

'프리' 신참이다. 조정식은 지난해 6월 SBS를 퇴사했다. 2012년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SBS 보낸 방송 인생 1막을 마무리했다. '각' 잡힌 아나운서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많이 했던 11년이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아 오랜 시간 '식디'로서 라디 청취자와 소통한 것을 기본으로, SBS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을 무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랩 하는 아나운서'로 주목받기도 했다. 예능 교양 라디오 스포츠를 두루 거쳐왔던 그는 또 한 번의 큰 도전을 맞이했다. 이유는 하나, 더 다양한 방송을 해보고 싶기 때문. '모 아니면 도'였다는 그는 프리랜서 선언의 결과에 대해 '걸'이라고 자평하며 웃기도. 조정식은 낯설지만 새로움을 안기는 '프리랜서'의 길을 파도에 비유하면서 파도가 이끄는 대로 가보겠다고 했다.

[아나:바다] 두 번째 주인공으로 조정식을 만났다.

<【아나:바다】 조정식 편 ①에 이어>

-예전부터 스포츠 캐스터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열망을 가지고 있나.


▶너무 하고 싶다. 저는 축구 중계도 하고 싶고 올림픽에서도 여러 종목의 중계를 하고 싶은데, 어쩌면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구조적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 얼마 전에도 티빙이 KBO (뉴미디어) 중계권을 가져갔고, 쿠팡도 중계를 하고 있다. 올림픽 중계권도 새로 분배될 가능성이 크고 OTT 플랫폼도 뛰어들고 있다. 그렇게 변화가 있으면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

-최근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젊은 세대가 다수 시청하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데, 어떠한 전략이 있는 출연인가.

▶저는 전략이랄게 따로 없다. 지금은 그냥 '다 하자' 주의다. 지금도 저한테 너무 맞지 않는 것 몇 개는 거절을 했지만, 들어오면 거의 다 하자는 주의다. 옛날 선배들처럼 기본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회사에서 나온 게 아니지 않나. 일단 젊은 세대들한테 얼굴을 알리려면 유튜브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고 기회가 되면 출연료가 아예 없어도 다른 사람 채널에라도 나가야 한다. 요즘 유튜브는 거의 다 품앗이더라. 무조건 저는 여기저기 가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프리랜서 선언 후 소속사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텐데, 하하가 이끄는 콴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미리 프리랜서 선언한 김일중 선배나 김환 선배와 많이 얘기했다. 또 '조선체육회' 하면서 만난 전현무 선배, 장성규 형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많은 분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회사가 일을 잡아주는 건 아니다'라는 거다. 그래서 회사의 이름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하 형이 SBS에서 '런닝맨'을 하면서 오래 친하게 지내는 PD 선배들이 많았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평을 들었다. 그게 컸다. 나는 곁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또 콴엔터는 음악도 만들 수 있고 유튜브 제작팀도 있으니까, 복합적으로 영향이 있었다.

-하하와는 원래 인연이 있었나.

▶옛날에 '런닝맨'에 한 번 나왔던 것 말고는 전혀 몰랐다. 회사 계약 때도 두 번째 미팅 때 처음 봤었다.(웃음) 두 번째 만났을 때 저는 하하 형의 팬이니깐 '그냥 우리랑 하자'라는 정도의 제스처만 보여도 그냥 따라가려고 마음으로 나섰었다. 근데 형은 그러지 않으시더라. 하하 형은 '나는 내가 지금 여기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아니고, 하든 안 하든 나랑은 어쨌든 이렇게 인연을 맺었으니깐 술 마시면서 재밌는 얘기 하고, 어떤 콘텐츠를 해볼 수 있을까 얘기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 게 처음에는 서운한 느낌이었는데(웃음) 다음날 곰곰이 생각해 보니깐 그게 더 마음이 끌렸다. 저는 방송일을 많이, 오래 하고 싶다. 하하 형이 그런 선배니까 옆에서도 많이 배우고 싶다.

-프리 활동을 시작하고 8개월 활동하면서 자신도 방송인으로서 새롭게 발견한 모습이 있나.

▶생각보다 더 성실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신입사원 때는 방송에서 되게 튀려고 노력했다. 나라는 사람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회사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제작진이 원하는 방향도 있다는 걸 느끼고 프로그램 자체로서 더 보게 된다.

-요즘의 고민은.

▶아나운서 출신이니까 플레이어보다 진행하는 역할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의 고민은 내가 방송을 오래 하기 위해서 좀 내 모습을 더 욕심내서 드러내야 하나? 아니면 깔끔하게 진행하는 모습이 지금의 콘텐츠 시장에서 맞는 건가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게스트가 있는데 너무 나를 드러내려고 하면 안 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그런 고민은 SBS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하게 된다.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말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인터뷰나 토크 프로그램을 너무 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크게 생각지 않았던 프로그램이 나와 잘 맞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있다. 저는 지금 일단 프리랜서라는 파도를 탔으니깐 파도가 이끄는 대로 그냥 가다 보면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그냥 통나무 위에 누워있지는 않을 거다. 노도 젓고 하다 보면 뭔가 생기지 않을까.(웃음)

-과거 아나운서 입사 때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보였나.


▶그때 저는 절실하지만 절실하지 않은 척했던 거였다. 제가 시험을 보던 때는 아나운서 경쟁이 치열했다. 다들 너무 절실했다. 그래서 내가 절실하지 않은 척을 하면 한 번 더 나를 볼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나운서가 되면 뭐 하고 싶냐?'는 질문에도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라는 얘기를 하지 않고 '저는 강아지 산책을 좀 자주 시키고 싶습니다'라고 시작해서 그 뒤에 계획을 붙이는 전략이었다. 면접도 일부러 좀 더 힘을 빼고 임하려고 했던 기억이다.

-프리랜서 선언 1년 차, 지금 조정식을 어필하자면.

▶지금은 좀 반대다. 절실한 모습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려 한다. 그게 덜 매력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요즘 콘텐츠 시장은 누구나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 아닌가. 그러니깐 이제 가짜나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척'이 통하지 않는 거다. 그래서 어떤 형태든 내 모습 그대로, 내 절실함을 표현하면서 내 캐릭터를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저는 그냥 방송을 더 많이 하고 싶을 뿐이다. 솔직하게 돈은 별로 신경 안 쓴다.
물론 방송 많이 하면서 돈 버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정말 돈은 많이 필요 없다. 그냥 방송을 많이 하고 싶은 게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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