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지난해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배달 오토바이를 치어 30대 새신랑을 숨지게 하고 달아난 육군 상병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1지역 군사법원 2부 김성준 군판사는 특정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 상병(21)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상병은 지난해 12월13일 오전 0시26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B씨(31)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B씨는 뇌사 상태에 빠져 치료를 받던 중 이틀 만에 숨졌다.
A 상병은 사고를 낸 지 10시간 만에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A 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수치에 미달했지만, 경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역추산한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를 훌쩍 넘는 0.11%였다.
그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나와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어머니 명의로 빌린 승용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B 씨는 결혼한 지 두 달된 아내와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며 배달비를 아끼려고 직접 오토바이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안타까움을 샀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차량을 운행하기 전 음주운전을 만류하던 동승자의 말을 무시한 채 차량을 운행했고, 사고 직후에도 동승자가 차량을 정차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현장을 이탈했다"며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겉옷까지 버리는 등 피고인의 범행이 윤리적인 측면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고로 한 가정의 30대 가장이 극심한 고통 속에 치료를 받다 사망에 이르렀고,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슬픔은 형언하기조차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