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2TV 토일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극본 조정선/연출 김형일)이 지난 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가족을 위해 본인의 삶을 희생해 온 효심이(유이 분)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독립적 삶을 영위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배우 하준은 극 중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태산그룹의 창립자의 손자이자 극 중 효심과 알콩달콩하면서도 힘든 사랑을 이어가는 강태호 역을 연기했다. 실종된 할머니 최명희(정영숙 분)의 흔적들을 좇아 사촌 형인 강태민(고주원 분)과 대립하기도 했지만, 늘 선한 마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 사랑을 받았다.
지난 최종회에서 강태호는 힘든 사랑을 이어갔던 효심이와 결혼에 골인한 후, 쌍둥이까지 임신하는 겹경사를 맞아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준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긴 시간 동안 강태호를 연기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라마가 끝났는데 소감은.
▶아직은 실감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인터뷰 자리를 처음 하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된다. 아마 오늘 인터뷰가 완료되면 공식적인 '효심이네 각자도생' 일정이 다 끝나기 때문에 스스로 마무리를 생각해 볼 것 같다. 끝나면 후련할 것 같았는데, 촬영이 다 끝나고 차에서 울었다. (울었던 이유는) 감정이라는 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후련할 줄 알았는데 지나고 나니 울컥하고 올라오는 마음은 뭐지 싶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이 눈물이 나고 있는데 왜 나는지 모를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복잡한 마음이었다. 한마디로 첨언하자면 따듯함이 올라와서 느낀 거였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마음이 있다면 무엇인가.
▶참 이 작품 하길 잘했다는 마음과 감사하다라는 마음이다. 가장 긴 호흡이었고 거기에 더해서 연배가 높으신 선배님들, 촬영감독님들, 감독님도 KBS에서 굉장히 공력이 있으신 분들인데 거기서 배움이 있었다. 촬영현장의 고됨 속에서 오가는 정들을 많이 느꼈다. 또 저 스스로도 많이 당당해졌다. 먼저 일을 오래 하신 분들께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지혜도 많이 알게 됐다. 한 회 한 회 쉽지 않았지만 그걸 돌아보니 이만큼 왔네, 나 스스로 단단해졌네, 작품 하기를 잘했다, 감사하다라는 마음을 느낀다.
-본인만의 캐릭터 설정을 어떻게 잡으려 했나.
▶성격적인 부분은 태호의 성격과 비슷한 게 많다. 어른들과 서글서글하게 능청스럽게 말하는 게 있다. 태호는 원래 천성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거대한 사건이 많다 보니깐 경계심이 생기고 얼굴이 죽상이었던 것 같다. 이후에 이 친구가 경계심을 내려놓다 보니깐 효심이와 사랑을 시작했던 것 같다. 할머니와 재회가 된 건 희극이지 않나. 그러면서 편하게 됐다. 효심이와 연애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건 태산 가를 파헤쳐야 하니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저에게 할애된 순간에서 그 사이의 부분을 어떻게 잘 설득해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주말드라마 하면서 인지도 변화가 있었나.
▶어디를 가면 대놓고 태호라고 말 안 하시고 효심이 남친이라고 불러주시는 정도였다. 태호까지 말씀하시면 저를 좋아하시는 분이다.(웃음) 둘째 아들, 효심이 남친 정도로 말씀해 주셨다. 한 번은 촬영하고 퇴근길에 식사하러 갔는데 사장님이 알아봐 주시고 식사가 끝나는 와중에 서비스를 주셔서 배가 불렀는데 다 먹어야 한다고 매니저와 '나는 이만큼 먹을게, 너는 이만큼 먹어'라고 한 적도 있었다.(웃음)
-대기실을 같이 쓰는 분위기는 어땠나.
▶정영숙 선생님과는 두 번째 작품이다. '미씽'에서도 할머니와 손자로 나왔어서 심적으로 기대지는 게 있었다. 드라마 촬영 부분에서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다. 태호가 비극적인 상황을 딛고 능청스럽고 발랄해질 때 '어쩜 그렇게 발랄하냐?'고 말씀해 주셨다. 또 전원주 선생님도 계속 '따봉 따봉'을 해주셨다. 일을 20~30년 하신 분들은 장인이시지 않나. 장인분들에게 격려와 인정을 받을 때 '나름 내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시청률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 썼을 것 같은데, 어땠나.
▶배우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가 않다. 나오는 대본을 상대배우와 맛깔나게 할 수 있는가 고민할 뿐이다. 현장이 시청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