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만? 장수 프로그램이 장악한 예능계도 '새 제작' 줄었다…이유는

입력 2024.03.17 08:01수정 2024.03.17 08:00
드라마만? 장수 프로그램이 장악한 예능계도 '새 제작' 줄었다…이유는 [N초점]
너는 내 운명 라디오스타 슈퍼맨이 돌아왔다 포스터(왼쪽부터) 사진=KBS, SBS, MBC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최근 스타급 배우들이 연이에 드라마 업계의 제작 불황에 대해 이야기한 가운데, 예능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 1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홍김동전'을 동시에 폐지했다. 현재 KBS는 12년 차 '슈퍼맨이 돌아왔다', 8년 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6년 차 예능 '개는 훌륭하다' 그리고 지난 2007년 시작해 시즌4로 이어진 '1박2일' 등 장수 예능들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MBC는 18년 차 '라디오스타', 12년 차 '나 혼자 산다', 7년 차 '전지적 참견 시점', 6년 차 '놀면 뭐하니?' 등이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SBS는 14년 차 '런닝맨', 9년 차 '미운 우리 새끼', 8년 차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4년 차 '신발 벗고 돌싱포맨' 및 '골때리는 그녀들' 및 '강심장VS' '덩치 서바이벌-먹찌빠' 등을 방송 중이다.

TV조선은 현재 방영 중인 6개의 프로그램 중 '노래하는 대한민국' '미스트롯3 갈라쇼' '화요일은 밤이 좋아' 미스터 로또' 등 4개가 트로트 예능이며, 2개는 '조선의 사랑꾼' '아빠하고 나하고' 등 화제성이 보장되는 가족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MBN은 트로트 예능 '현역가왕' '불타는 장미단' 그리고 13년 차 장수 토크쇼 '속풀이쇼 동치미' 등을 방영 중이다. 최근에는 '전현무계획' 및 '가보자GO'를 새롭게 선보였다.

케이블채널 tvN 또한 7년째 이어오고 있는 대표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놀라운 토요일'을 포함, 시즌4까지 진행된 여행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시리즈 및 '아파트404'를 방송하고 있다.

현재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굵직한 장수 예능 프로그램 위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중 TV조선과 MBN은 고정 시청층을 확실히 보유한 트로트 예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요즘 예능계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새로운 프로그램 및 새 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최근 새로운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MBC는 파일럿 예능으로 '송 스틸러' '뭐먹을랩'을 지난 연휴에 선보였으며, 그 중 음악 프로그램 '송 스틸러'는 정규 편성이 확정돼 오는 5월 방송된다. 또한 다음달 새 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을 2부작 파일럿으로 공개한다. SBS는 지난해 예능 '강심장VS'와 '덩치 서바이벌-먹찌빠'를 론칭했다. MBN은 지난 2월 새 여행 예능 '전현무계획', 지난 15일 길거리 토크쇼 '가보자GO'의 첫 방송을 각각 마쳤다. tvN은 최근 유재석 차태현 제니 등이 출연하는 추리 예능 '아파트404'를 새롭게 선보였다.

최근에도 새로운 시도가 있기는 했지만, 이전과 비교할 때 현 예능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새 포맷의 프로그램을 탄생시키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예능 PD는 "투자가 얼어붙어서 제작 편수가 줄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개를 론칭했다면 올해는 3개밖에 못 하게 됐는데 그렇게 되면 스케일이 크거나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위주로 선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새 예능이 많이 줄었다"라며 "오히려 수익성이 보장되어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낮아도 지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른 예능 PD는 "드라마 제작비는 너무 많이 드니까 드라마를 줄이고 예능을 늘리는 것이 이전 추세였는데, 지금은 예능 제작 편수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더라도 자리 잡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예능 PD는 "예능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 만에 인기를 끌고 잘되기가 쉽지 않은데, (방송사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로그램의 가치를) 길게 보려는 여유가 줄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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