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친환경 용액'이라며 전국 여러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EM'. 이는 과거 일본에서 한 종교단체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장해 퍼뜨려 논란이 됐던 미생물 용액이다.
현재 국내 지자체에서는 아토피를 예방하고 청소할 때도 좋다고 홍보까지 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홍보 내용과 달리 오염균이 검출돼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각 지자체에서는 미생물 80여 종이 들어있어서 세척과 탈취에 효과가 있고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에도 좋다며 EM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를 받아가는 주민들은 "화장실, 하수구, 그리고 싱크대 이런 데다 부어놓고 쓴다", "가려운 데도 좋고 다 좋더라 피부에"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EM을 흙에 섞어서 하천이나 강물에 던지는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엔 새마을회가 김건희 여사를 초대, 흙공던지기 행사를 열기도 했다.
JTBC 측은 조사를 통해 EM관련 사업을 하는 지자체가 총 96곳이나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53곳에 최근 5년 사이 투입된 예산은 211억원에 달한다고. 또 18곳은 세금으로 생활용 EM 사업을 하게 조례까지 만들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EM에 대해 정기 검사를 맡긴다고 했지만 결과에 대한 판단 기준은 없었다.
이에 JTBC 측이 주민센터 한 곳에서 받은 EM을 경북대 차세대 시퀀싱센터에 분석 의뢰했고, 그 결과 미생물은 약 4000여종이 검출됐다.
유산균이나 효모가 대부분이었지만 중요하다고 꼽히는 광합성 세균은 극미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등 오염균도 검출됐다.
한 전문가는 "키우면 반드시 점검을 해야 한다 이게 뭐가 자랐는지. (업체들이) 점점 경쟁이 붙으면서 이게 만병통치약처럼 광고를 하더라. 그렇게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M은 80년대 일본 초 히가(테루오) 교수가 발견했다. 우리나라에는 80년대 중반에 들어왔다.
이런 EM이 급속도로 확산된 건 일본의 한 종교 역할이 컸다. 구세교에서 농사를 짓는 데 EM을 활용한 것.
그런데 히가 교수는 "EM은 왕따를 퇴치한다", "EM은 예뻐지게 한다"는 등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 EM의 효과에 의문이 이어졌다.
이에 아사히 신문은 2012년에 이미 EM이 수질을 개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는 "연구자들 사이에선 EM은 믿을 게 못 된다며 끝난 상태라서 연구가 더 진행되지 않은 거다. EM이 굉장히 효과가 좋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일본엔 거의 없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