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명 태우고 비행 중 '기장·부기장' 모두 잠들었다.. 28분 뒤 벌어진 일

입력 2024.03.10 10:18수정 2024.03.10 15:08
153명 태우고 비행 중 '기장·부기장' 모두 잠들었다.. 28분 뒤 벌어진 일
바틱에어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동시에 잠들어 비행기가 항로를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이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의 보고서를 인용, 승객 153명을 태우고 항공기를 운항하던 기장과 부기장이 동시에 졸아 비행기가 항로를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월 25일 오전 3시 15분께 수도 자카르타에서 목적지인 술라웨시섬 남동부 할루올레오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에서 점검을 마친 뒤 승객 153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우고 오전 7시5분께 다시 자카르타로 돌아가기 위해 이륙했다.

기장은 이륙 후 30분이 지나 휴식을 취하겠다며 부기장에게 조정권을 넘긴 뒤 잠을 잤다. 그런데 얼마 뒤 부기장도 잠이 들었다.

급기야 비행기의 항공 경로가 달라졌고, 바틱에어 측이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했지만, 부기장은 마지막 교신 이후 28분 동안 응답이 없었다.

마침 잠에서 깬 기장이 잠든 부기장을 발견했고, 교신에 응답한 뒤 비행경로를 수정했다. 기장과 부기장이 30분 가까이 졸음운전을 했지만, 항공기는 이후 항로를 수정해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조종사 모두 인도네시아인이며 기장은 32세, 부기장은 28세다. 부기장에게는 태어난 지 한 달 된 쌍둥이 아이가 있었고, 아이를 돌보느라 비행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KNKT는 바틱에어에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조종사와 승무원이 비행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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