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이수진 동작을 민심 이정도였나.. "나경원은.."

입력 2024.03.09 06:01수정 2024.03.09 10:33
'컷오프' 이수진 동작을 민심 이정도였나.. "나경원은.."
4·10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2024.3.8/이밝음 기자


'컷오프' 이수진 동작을 민심 이정도였나.. "나경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 나누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컷오프' 이수진 동작을 민심 이정도였나.. "나경원은.."
류삼영 전 총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3호 인재영입식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자신의 에세이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를 선물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대표님 이번엔 꼭 이기세요!"

8일 오전 8시40분쯤, 서울 동작구 강남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를 등교시키던 학부모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손을 반갑게 잡으며 말했다. 나 전 의원은 4·10 총선에서 동작을에 재도전한다.

'진심이 이깁니다'라고 쓰인 흰색 패딩을 입은 나 전 의원은 학부모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동작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교육특구 나경원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지나가는 시민을 한명도 놓치지 않았다.

중앙대 과잠을 입은 한 여학생은 나 전 의원과 셀카를 찍고 학교로 향했다. 한 중년 여성은 나 전 의원이 "어머니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티브이에서 볼 때마다 자랑스러워요"라며 어깨를 두드렸고, 한 택시 기사는 창문을 내리고 "대표님 화이팅"을 외쳤다.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사당역 10번 출구 앞에선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인 류삼영 전 총경이 '정권심판'이 쓰인 파란 패딩을 입고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 중년 남성은 류 전 총경을 발견하고는 먼저 다가와 "꼭 승리하십시오"라며 악수를 청했다. 명함을 받은 다른 중년 남성은 다시 돌아와서 "제가 몰라뵙고 인사를 제대로 못 했다"고 인사했고, 중년 여성은 명함을 받은 뒤 "저번에 받은 명함을 잘 가지고 있다"고 반갑게 말했다.

한 젊은 남성은 류 전 총경에게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동작대로를 지나던 한 여성 운전자는 류 전 총경을 발견하고는 경적을 울리며 응원했다.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 동작구, 총선 선택은

동작구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21대 총선 당시엔 김병기(동작갑)·이수진(동작을) 민주당 의원이 나란히 당선됐지만,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당시 후보가 50.51%로 이재명 후보(45.74%)를 4.77%포인트(p) 앞섰다. 구청장 선거에서도 박일하 국민의힘 후보가 53.53%를 얻어 오영수 민주당 후보(46.46%)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4·10 총선에선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다시 다시 도전장을 냈고, 민주당은 류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동작을에서 19·20대 의원을 지낸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7.12%p 차이로 패배한 뒤에도 지역을 꾸준히 다니며 바닥 민심을 다졌다는 평가다.

나 전 의원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3040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교육 특구 동작'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수 과천 복합터널 조기완공, 15분 이내 문화·체육시설 조성 등도 공약했다.

나 전 의원은 뉴스1과 만나 "항상 부족한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도 정당 지지율이 밀려서 계속 긴장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주민들이 주신 말씀을 하나라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당동에서 25년간 미용실을 운영한 A 씨(69)는 "나 전 의원이 선거에서 떨어진 뒤에도 정말 열심히 다녔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떻게 알았는지 항상 와서 얼굴을 비쳤다"며 "민주당은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이 모 씨도 "재작년 수해가 크게 났을 때도 나 전 의원이 신경을 많이 써줬다"며 "저번에는 새로운 인물이 왔다고 해서 이수진 의원을 뽑아놨는데 영 아니었다. 호남 출신인 이웃들도 민주당이 너무 못한다고 욕한다"고 했다.

상도동에 사는 30대 직장인 임 모 씨는 "정치에 크게 관심은 없지만 나 전 의원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에 큰 불만이 없었고, 이미지도 나쁘지 않은 데다가 오가면서 현수막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나경원 열심히 다녔다" vs "류삼영이 이겼으면"

민주당 영입 인재인 류 전 총경은 윤석열 정부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가 징계를 받고 사직했다. 지난 2일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로 전략공천 된 후에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명함에도 '검찰 잡는 경찰'을 강조했다.

류 전 총경은 뉴스1과 만나 "주민들이 저를 많이 기다렸다며 꼭 이겨야 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많이 말씀해 주신다"며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해야 한다. 지금 이렇게 살기 힘든 이유가 윤석열 정권, 검사들의 무능이니까 국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야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0대 자영업자 박 모 씨는 "나 전 의원이 오래 지역을 다녔지만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민심이 좋지는 않다"며 "지금 정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도동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B 씨는 "나 전 의원이 엄청 많이 다니지만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사당역 인근에 사는 50대 남성 C 씨는 "나 전 의원이 이미 많이 활동했기 때문에 류 전 총경도 더 열심히 다녀줬으면 좋겠다.
꼭 민주당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당동에 사는 이 모 씨(44)는 "현역 이수진 의원이 아무것도 한 게 없지만,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가 잘한 게 있나"라며 "이번에 나오는 민주당 후보는 누군지 모르겠고 나 전 의원도 뽑고 싶지 않다. 투표하기가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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