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누명' 쓰고 세상 떠난 교사, 7년 만에 명예회복된 사연

입력 2024.03.05 06:31수정 2024.03.05 14:56
성추행범 누명 쓰고 극단 선택⋯ '근정 포장'
전북교총 "당연한 결정, 너무 오랜 시간 걸려"
'성추행 누명' 쓰고 세상 떠난 교사, 7년 만에 명예회복된 사연
故 송경진 교사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7년 성추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故 송경진 교사가 정부로부터 근정포상을 추서 받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교원단체와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표했다.

4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 명의로 고인에게 근정포장을 추서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1월 송 교사 유족 뜻에 따라 정부 포상과 순직 특별승진을 신청했다.

故 송경진 교사는 지난 2017년 성추행 의혹으로 강압적인 조사를 받던 중 유명을 달리했으며 유족들은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자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재판부의 원고승소 판결을 받아 공무상 순직 인정을 받았다.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송 교사는 당시 성추행 의혹으로 강압적인 조사를 받던 중 유명을 달리하였고, 유족들은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2020년 재판부의 원고승소 판결을 받아 공무상 순직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총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예 회복 결정에 정부와 행정안전부에 감사하다. 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의 명예 회복과 더불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최근 순직 심사에서 불인정된 무녀도초 교사가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참으로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7년 전 제가 한국교총회장 재직 당시 학생인권옹호관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세상을 등진 고 송경진 선생님의 한을 이제야 풀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부인분께서 절망적인 순간에 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셨고, 최근 대통령 근정포장 수여와 순직을 인정받아 남편의 명예가 회복되어 감사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하 교육감은 송 교사 부인과의 첫 만남 당시를 회고하면서 "변호사도 없이 혼자 고소장을 작성하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전담 변호사 선임과 따님의 장학금 그리고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해드리며,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시라며 제 명함을 전달해 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홀로 싸우시던 사모님과 함께 고 송경진 교사 명예회복 기자회견을 개최해 함께 싸워 드렸다. 송경진 선생님의 고귀한 희생과 고결한 명예 마음 속 깊이 잘 간직하겠다. 오늘 날씨가 참 좋다"고 전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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