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 사진으로 외국인 남성을 유혹해 수억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 최태은)는 30대 남성 A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그의 여자친구 B씨도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여자친구 B씨의 사진을 올린 뒤 스위스 국적의 20대 남성에게 사귈 것처럼 접근해 14만9000달러(약 2억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게 돈을 빌려달라”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인 후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통해 돈을 송금받았다.
A씨는 지난달 피해자가 한국에 입국해 만나자고 하자 “결혼하고 싶다면 돈을 준비해달라”며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추가로 요구했다. 이를 수상하게 생각한 피해자는 A씨를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A씨는 피해자에게 서울 마포구 공덕역 물품보관함에 현금을 넣어두도록 지시했고, 지난달 15일 이를 꺼내가려다 피해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경제적·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피고인들의 죄질이 불량한 점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맨스스캠은 SNS 프로필에 직업과 외모 등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잠재적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신뢰감과 라포(친밀함)을 형성한 뒤 연인 관계인 것처럼 속여 돈을 편취하는 범죄 행태를 말한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원 111센터에 접수된 로맨스스캠 피해 신고 건수는 126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신고건수를 기록했다.
로맨스스캠으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 55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